정성태 [칼럼]

한완상 등 야권 연대 주장 일부 원로들께 고함/정성태

시와 칼럼 2016. 4. 7. 22:49
728x90

이번 4.13 총선에서 가장 거북스런 현상을 들라면, 한완상 전 부총리를 비롯한 소위 진보를 참칭하는 일부 인사의 매우 편파적이고 일방적인 선동이다. 숫자도 몇 명되지 않는 사람이 모여 무슨 엄청난 단체라도 되는 듯 연일 언론을 향해 쏟아내는 행태가 꼴불견스럽기까지 하다. 마치 고장난 라디오에서 찍찍거리며 흘러나오는 괴상한 소음과도 같이 들린다.

이들의 주장을 살펴보면 지극히 뻔하고 식상한 레파토리의 연속이다. 즉, 야권 분열로 인해 새누리당에게 어부지리를 안겨줄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일정 부분 타당성 있는 주장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문재인 의원을 비롯한 퇴락한 친노 구하기가 전부다. 그리고 이는 사실상 야권 지지층을 향한 겁박성 발언이나 다름없다는 점에서 비루함까지 느껴지기도 한다.

그렇다면 여기서 우선 묻고 싶은 것이 있다. 영남 출신 문재인 의원을 비롯한 친노의 파괴적 패권주의와 기득권 지키기가 그것이다. 그로인해 야권이 분열을 향해 치닫을 때, 한완상 전 부총리를 비롯한 소위 원로라는 이들은 도대체 어디서 무엇을 하였던가? 

아울러 더민당 막후 권력자인 문재인 의원이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을 견제하기는커녕 오히려 끝없는 보수화와 어용적 행태로 일관할 때 그들은 또 어디서 무슨 역할을 했었던지 기억되는 게 거의 없다. 다들 문재인 의원과 친노의 퇴행적 구태를 두둔하거나 혹은 입에 굳센 자물통을 채우진 않았었는지 자문할 수 있어야 한다. 

돌이켜보건데, 야권이 문재인 의원을 비롯한 부산ㆍ경남세력에 의해 장악된 이후, 과연 야당이 야당으로서 자기 구실을 했었는지 거듭 심각한 의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지난 10여 년 동안 고작 한 것이 있다면, 정동영 전 대선후보를 비롯한 호남 출신 유력 정치인 죽이기의 연속에 불과하다. 그로인한 야당으로서의 자기 정체성 상실과 어용적 행각은 많은 사람의 공분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실로 부끄러운 일임을 자각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진실로 야권 연대를 원하는 것이라면, 그에 따른 구체적 안을 도출할 수 있도록 더민당과 국민의당 사이에 선한 중재적 역할을 해야 옳은 일이다. 그런데 국민의당 후보를 향해 일방적으로 후보 사퇴를 종용하는 듯한 언사는 그 뒷배경에 대한 불편한 의혹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야권 연대 주장에 대한 의도가 결코 순수하게 읽히지 않는다는 뜻이다. 바로 거기 원로들의 고민이 선행돼야 할 일이다.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