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정동영 '송천동 변전소 이전' 강한 의지 천명/정성태

시와 칼럼 2016. 4. 6. 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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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병) 선거구에 출전하고 있는 국민의당 정동영 후보가 지난 30일 C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전화 출연, 전주 송천동 변전소 이전을 강하게 주장하고 나섰다. 주민 10만여 명이 거주하게 될 도심 한복판 인구 밀집지역에 고압 변전소가 있게 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주민들 건강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때문으로 여겨진다. 이후 정 후보가 곧장 한전 측에 변전소 설치 중단을 요구해 현재는 공사가 멈춘 상태로 알려져 있다.

정 후보는 이 날 통화에서 "지난해 한국전력이 전주 북부지역에 전력을 공급할 154KV 변전소 위치를 송천역 폐역사 부지로 확정"했다고  밝히며 "송천동 주민들은 유해 전자파 방출이 염려되는 수십만 볼트의 고전압 시설의 부지 선정이 주민과 대화 없이 밀실 야합으로 이뤄져 반발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아울러 "주민들은 송천역 변전소 부지 선정을 백지화하고, 한국전력과 위치변경을 위한 협의를 다시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고전압 시설로 인한  폐해는 매우 막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전남 여수시 율촌면 산수리에 위치한 봉두마을 사례다. 80세대 200여 명 정도가 살고 있는 봉두마을에 송전탑이 처음 들어선 때는 1970년 박정희 군사정권 시절이다. 국가의 강제에 의해 고압 송전선탑이 봉두마을에 갑자기 설치됐다. 그런데 이후 뜻하지 않은 크나큰 참사가 숱하게 발생했다.

 

어느 날, 하우스에서 일하던 아주머니가 현장에서 쓰러져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기르던 가축이 죽고, 암에 걸리는 사람도 자주 발생했다. 이에 따라 대책위를 구성, 마을 주민들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벌였다. 그로인해 밝혀진 것은, 마을에 송전탑이 들어선 이후 2014년까지 마을 주민 중 40명이 암으로 사망했고, 7명이 암과 백혈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양봉 농가에서는 유충이 녹아내리는 피해를 입었으며, 축사의 소가 기형 출산을 하거나 죽는 경우도 왕왕 발생했다.

송전탑으로 인해 마을 주민 대부분이 겪은 또 다른 문제는, 밭에서 일하거나 또는 우산을 쓰고 있다가 끌려 올라가는 듯한 두려운 느낌을 받았다는 점이다. 그런가하면 비가 올 무렵엔 기분 나쁜 소음으로 인해 불안과 공포에 떨어야 하는 등 정신적 피해도 극심했던 사안이다.
처음에는 마을 주민들이 그 이유를 딱히 몰랐으나, 이후 전자파가 인체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사실을 접하면서 고압 송전선을 그 원인으로 인식하게 됐다고 한다.

 

영국의 경우에는 초등학교 근처로 고압선이나 전파중계소 설치를 불허하고 있는 실정이다. 심지어 학교 내의 무선 인터넷 와이파이 사용조차 금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자파 발생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그로인해 인체에 악영향을 끼치게 될 것을 우려한 때문이다. 그런데 송천동 변전소 예정부지 남쪽에는 아파트 단지가 넓게 형성돼 있으며, 북쪽에는 생태형 주거단지인 에코시티가 한창 건설 중이어서 주민들의 건강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는 측면도 클 것으로 이해된다.


또 다른 문제는, 송천동 변전소로 인한 전자파의 유·무해성을 떠나 민주적 절차성과 주민의 인권에 관한 점을 간과하고 있다는 점이다. 송천동 주민들이 “고압 변전소에서 방출되는 전자파가 주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건강을 해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는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밀실 야합으로 진행했다는 점은 비난의 대상일 수밖에 없다. 정 후보는 이에 대해 "만일 정동영이었으면 가만히 안 있었죠”라는 말로 향후 변전소 이전에 대한 분명한 의지를 보이고 있어서 주민 불안을 일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