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김성주, 부첨광(覆諂誑) 처신부터 속죄해야/정성태

시와 칼럼 2016. 3. 29.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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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치에서 호남정신의 핵심은 민주ㆍ평화ㆍ복지로 요약될 수 있다. 이는 다시 말해 정의에 대한 목마른 외침이며 아울러 망국적 불평등구조 타파와 평화통일을 향한 뜨거운 애민 애족의 숨결로 정리된다.

 

그런 점에서 볼 때 더민당이 처한 현실은 과연 어떠한가? 우선 더민당 막후 권력자인 문재인 의원 경우다. 그가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실력자로 군림할 당시, 한나라당과의 공조 통한 햇볕정책 특검을 주도한 전력이 있다. 심지어 김대중 전 대통령을 구속할 수 있다고까지 언급한 바 있다. 호남 출신에 대한 그의 청와대 인사차별은 이제 새삼스럽지 않은 얘기로 호남인 사이에 회자되고 있다.

 

이는 비단 거기서만 그치지 않고 있다. 호남 출신 유력 정치인 죽이기는 결국 야권의 보수화와, 그로 인한 몰락으로 귀결되고 있다.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테러방지법 또한 그러한 연장선에 놓여 있다. 인권 침해가 심각하게 우려되는 독소조항을 그대로 둔 채 통과됐다는 점 때문이다. 이 또한 작년 12월 문재인 대표 체제 당시 새누리당과 합의한 사안이란 점을 결코 좌시할 수 없다.

 

문제는 또다. 그가 임명한 김종인 대표의 발언은 실로 경악스러운 것의 연속이다. 전두환 신군부세력의 무자비한 총칼 앞에 의연히 맞섰던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김 대표의 태도가 지극히 의문스럽다. 아울러 민족의 공생공영 통한 평화통일의 대장정인 햇볕정책을 송두리째 부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박근혜 정권의 개성공단 폐쇄를 옹호하는 등 그의 냉전 논리는 우려스런 지점을 훌쩍 넘어서고 있다.

 

바로 그러한 요인이 중첩되면서 야권 성향의 적잖은 사람이 더민당 문재인ㆍ김종인 체제를 어용 야당으로 지목하는데 주저하지 않고 있다. 그것이 오늘 날 거대 야당인 더민당이 안고 있는 숨길 수 없는 민낯이기도 하다. 야당으로서 응당 견지해야 할 자기 정체성이 심각하게 훼손되어 있는, 즉 새누리당과 거의 변별성을 찾기 어려운 지경으로 퇴조해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호남에 지역구를 둔 정치인들은 그에 대해 그간 무엇을 했었는지 스스로를 부끄럽게 여길 수 있어야 한다. 문재인 의원의 보수화와 호남차별적 일탈에 대해 도대체 어떤 쓴소리를 했었는지 딱히 기억되는 게 없다. 영남 출신 친노 수장 문재인 의원 눈치나 살피며 차기 공천권 따내기에 열중한 것이 전부였다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거기 호남정신은 실종되고 그저 부첨광(覆諂誑)의 꼴불견에 다름 아니었다. 이를 지켜보는 호남인의 심정은 치욕 그 자체로 각인됐다. 그러한 연유에서 야권 분열의 직접적 배경이 되었음도 주지의 사실이다.

 

김성주 후보 또한 그러한 측면에서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영남패권 세력인 친노에 가담해 정동영 죽이기에 편승한 공범에 다름 아닌 까닭이다. 정동영 전 대선후보가 친노에 의해 온갖 모욕과 조리돌림을 당할 때, 과연 김성주 후보는 단 한 차례도 정동영 전 대선후보를 위해 변호한 적이 있었던가? 오히려 친노의 왜곡 비방에 편승, 정동영 전 대선후보 죽이기에 가담하지는 않았던가? 호남 출신의 정치적 큰 자산을 제거하려는 친노의 졸렬한 행태에 방조했음을 사죄해야 할 일이다.

 

김성주 후보, 그런 그가 총선 투표일을 목전에 두고서, 정동영 전 대선후보를 향해 후배 떨어트리려고 출마했느냐는 말을 서슴지 않고 있다. 이는 그야말로 언어도단이며 후안무치의 정점을 보여주는 사례라 하겠다. 김성주 후보가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상식이라도 갖춘 이라면, 그가 후배 타령을 하기 이전에 자신의 부끄러운 행적에 대한 사죄와 참회가 우선돼야 마땅한 일이다.

 

그간 친노 더민당이 선거 때만 되면 호남을 향해 표 달라고 읍소하고선, 선거가 끝나기 무섭게 호남을 소외시키는 파렴치한 행태를 보여 왔다. 영호남 화합 차원에서 친노를 믿고 몰표를 줬건만, 그 때마다 돌아오는 건 친노의 파괴적 독선 뿐이었다. 그렇다면 그에 대해 김성주 후보는 도대체 무엇을 했었는지 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고작 후배 타령이나 하며 자신의 과오를 가리기에만 급급하니 유감이 아닐 수 없다.

 

호남인들이 믿고 일방적으로 밀어준 영남 친노, 그러나 그들에게 늘상 돌아오는 건 정동영 전 대선후보 죽이기와 호남 소외의 연속일 뿐이었다. 김성주 후보에게 그래서 거듭 하는 말이다. 정동영 대선후보가 친노에게 숱한 조리돌림을 당하고 또 호남이 소외될 때 고향 후배라는 김성주 후보는 과연 어디서 무엇을 했었는지 답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정치 이전에 인간으로서 마땅히 갖춰야 할 도리겠기에 하는 말이다.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