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정동영, 개혁 진보적 전국 정당 재건하라/정성태

시와 칼럼 2016. 1. 27.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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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치판에 야당이 실종된 채 부유하고 있다. 김무성 의원이 주도하는 제 1여당인 새누리당, 문재인 의원이 주도하는 제 2여당인 더민주당, 안철수 의원이 주도하는 제 3여당인 국민의당이 서로 엇비슷한 분칠을 하고서 기생집 호객행위 마냥 여념이 없다. 공교롭게도 세 사람 모두 영남 출신이다.

바로 거기 눈웃음 흘리며 번득이는 핏빛 이빨도 보인다. 거대한 어둠의 신작로 사이로 시시각각 먹이를 찾는 승냥이의 분주한 발길도 섬득하게 스친다. 가는 길마다 주검의 향불이 지천이고 울긋불긋 상엿소리 곡소리 깊어만 간다. 그리고 마침내 어떤 소리 있어 가로되 "오늘 가난한 자는 더욱 가난할 것이며, 오늘 약한 자는 더욱 약해질 것이다"

더민주당 실권자인 문재인 의원의 입에서 직접 나온 이승만 국부 타령은 경악 그 자체였다. 그리고 선대위원장인 김종인 전 의원은 전두환 체제 당시 자신의 국보위 전력에 대해 사과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런가하면 더민주당이 영입 1호라며 홍보에 열중했던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존경한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더민주당이 안고 있는 정체성은 이승만-박정희-전두환 정권으로 이어지는 이들 독재권력을 숭상하는 집단이 되는 셈이다.

한편 국민의당 창당을 추진 중인 안철수 의원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및 6.15 남북공동선언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낸 바 있다. 공동 창당추진위원장인 한상진 교수는 이승만 전 대통령을 국부라고 칭송하기까지 했다. 안철수 의원 또한 이승만-박정희 두 전직 대통령의 묘역에 연거푸 참배한 바 있다. 새정치를 하겠다던 이들이 악독한 독재자들을 우러러 떠받드는 것이 정녕 새정치였던 것인지 따져 묻지 않을 수 없다.

바로 이로부터 선명 야당이 출현해야 하는 급박한 당위가 되고 있다. 국민 절대 다수인 사회 ㆍ 경제적 약자를 대변하고, 그들의 서럽고 고단한 울음에 함께 참예할 수 있는 정당이 그것이다. 아직 늦지 않았다. 호남을 거점으로 하는 개혁 진보적 전국 정당 재건이라는 시대적 요청을 받들어야 한다. 그 위대한 걸음에 정동영 전 의장이 투혼을 살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 

망국적 병폐로 심화되고 있는 불평등구조 타파, 국민 누구라도 인간적 삶을 구현할 수 있는 복지국가 건설, 남북 공생공영 통한 평화통일이야말로 정동영 전 의장에게 부여된 막중한 시대적 명령이 되고 있다. 그 길만이 민생을 살리고, 국가를 국가답게 하는 길이기에 그렇다. 세상을 바르게, 국민을 따뜻하게 하는 정치, 바로 그것을 위해 정동영 전 의장이 헌신할 수 있기를 거듭 기대하는 마음 크다.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