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정동영, 그에게 주어진 시대적 과업 짊어져야/정성태

시와 칼럼 2016. 1. 29.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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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전 의장이 가야 할 정치적 길은 어쩌면 시대적 숙명에 의해 이미 정해진 일로 여겨진다. 김구 선생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적 자산과 부채를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이는 민족의 정통성을 잇는 것 그리고 민주주의적 가치의 심화 발전을 뜻한다. 동시에 오늘의 시대적 과제인 불평등 타파, 복지국가 구현, 평화통일에 대한 소임 또한 그에게 부과되어 있다.

돌이켜보건데 기실 야권 몰락의 서막은 지난 참여정부의 우향우 행보에서 비롯되고 있다. 삼성 공화국에 포위 당한 그 순간부터 예고된 운명이기도 했다. 우측 대열에 합류하기 위해 극성을 부림으로서, 결국 죽음으로 가는 특급 열차에 몸을 맡기게 된 셈이다.

입술로는 서민과 개혁을 줄곧 외쳤지만, 실상 그 내용은 재벌 눈치 보기에 급급했던 노무현 정권의 한계를 극명히 노정했다. 그것이 친노세력의 패퇴와 함께 야권 전체의 몰락으로 귀결되고 있음을 들여다 볼 줄 알아야 한다. 

이는 결국 서민의 피눈물을 흡혈한 결과로 나타났고, 개혁의 순결함 또한 능멸되고 말았다. 그러한 배반의 정치가 문재인 의원 체제로 귀속되면서 더욱 보수화되는 양상을 낳고 있다. 이는 민주ㆍ개혁ㆍ진보진영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현격히 떨어트리는 상황을 초래하고 있기도 하다. 

그에 따른 반작용으로 안철수 의원이 주도하는 국민의당이 일정 부분 지지율을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언제 터질지 모를 부푼 풍선과 같은 형국이다. 가치와 철학 부재에서 기인하는 자기 기만적 요소가 매우 짙은 까닭에 그렇다. 오로지 정치적 이해 관계에 의해서만 결합된 이질적 집단에 불과하다. 따라서 툭하고 문제가 불거지면 순식간에 바람이 빠지게 되는 위태롭기 짝이 없는 구조다.

실제 한상진 국민의당 공동창당준비위원장 입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을 국부로 숭상하는 발언이 터져 나온 바 있다. 급기야 정동영 전 의장을 향해 사상 검증까지 펼치는 졸렬함까지 서슴지 않았다. 그야말로 군부 독재세력 그리고 이명박ㆍ박근혜 정권에서나 있을 법한 종북 매카시즘이 그대로 작동되고 있는 셈이다. 참으로 참담한 심경이 들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거기 지지율 빠지는 소리 또한 뚜렸한 한계로 드러나고 있다.

바로 이 점을 정동영 전 의장 주변인들은 깊이 새길 수 있어야 한다. 서민대중의 억울하고 시린 호곡을 안고 그들과 함께 반드시 넘어야 될 과제이기에 그렇다. 이것을 극복하고 나아갈 수 있을 때 조국과 민족의 미래 또한 밝게 열릴 수 있다. 거기 승리와 영광도 함께 머물게 된다.

총선을 앞둔 지금, 호남 대중을 비롯한 민주ㆍ개혁ㆍ진보 진영에서 정동영 전 의장의 정치 복귀를 애타게 열망하는 동인이 바로 거기에 있다. 그렇다면 그에 따른 해법 또한 보다 분명해진다. 서민과 중산층이 처한 삶의 동통을 살피고, 그것들을 도려내기 위한 자기 무장이다. 정동영 전 의장의 정치적 좌표 또한 한결같이 거기 있어야 함은 두 말할 나위 없을 듯싶다. 건투를 빈다.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