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문재인 대표 정치적 스승이 조국 교수일까?/정성태

시와 칼럼 2015. 12. 15.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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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서울대 교수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에게 생뚱맞은 주문을 했다. 즉, "함량 미달 친노 받아 들이면 가만두지 않을 것"이라는 발언이다. 언듯 듣자면 엄포로 느껴진다. 혹은 정의로운 듯 또는 살짝 화려하게 여겨질 수도 있다. 그런데 그 속내는 오로지 문재인 대표 구하기라는 구차하고 치졸한 수사임이 쉽게 파악된다. 어쩌면 두 사람 사이의 사전 각본에 따른 것일 수도 있다. 친노에 대한 여론이 워낙 부정적인지라, 다가오는 총선에서 친노 일부를 떼어내겠다는 신호탄일 개연성도 높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친노집단의 폐쇄적 패권주의와 표리부동은 이미 인구 사이에 폭넓게 인식되어 있다. 그러한 기만성이 누적되면서 개혁 진보진영에서도 친노세력에 대한 극단적 반감을 표출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이는 새정련 몰락의 핵심 요체로 작동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한마디로 친노집단의 어용 행각을 인내하기에는 그 임계점을 넘어섰다는 뜻이다. 따라서 그들에 대해 준엄한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은 지극히 상식적이고 또 당연한 시대적 책무가 되어 있다. 그 핵심에 놓여 있는 사람이 다름 아닌 바로 문재인 대표다.

그래서다, 조국 교수는 문재인 대표 자체가 함량 미달임을 뼈를 깍는 심정으로 밝힐 수 있어야 한다. 아울러 문 대표 퇴진 주장을 가열차게 선행해야 그의 주장이 보다 사리에 맞다. 친노 잔가지 몇 개 잘라낸다고 해서 끝날 일이 결코 아니다. 집안 대들보가 손쓰기 어려울 정도로 낡고 썩어 있는데, 고작 담벼락 여기저기 구멍난 것 땜질한다고 해서 어디 될 일이겠는가?

기왕 말이 나왔으니 분명히 하고자 한다. 문재인 대표가 새정련을 이끌면서 한 게 무엇이던가? 기껏 박근혜 정권 도우미 역할, 그리고 가당찮은 권력욕에 찌든 면모 외에는 달리 설명되는 게 없다. 이것을 통렬히 지적하지 못한다면 그의 말에 진정성도 담보될 수 없거니와 설득력 또한 떨어진다. 충고하자면, 그런 식으로 핵심을 벗어난 변죽만 울릴 바엔, 차라리 조국 교수는 그 얄팍한 입에 자물쇠를 채우는 게 오히려 더 바람직하다.

신당 밑그림이 차츰 그려지면서 새정치민주연합 분열은 더욱 가속화 될 조짐이 뚜렸하다. 친노세력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야권 분열이라며 온갖 악담을 쏟아내기에 급급하다. 그러나 엄밀히 말해서, 그건 내년 총선에서 전멸 위기에 봉착한 그들의 악취 진동하는 비명에 불과하다. 그만큼 위기감이 팽배해 있다는 뚜렸한 반증이기도 하다.

그러나 신당 또한 이제 시간이 촉박하다. 2016년 4월 치러지게 될 총선이 코앞에 이르렀다. 지금 당장 문재인 대표와 그 추종자들을 제외한 모든 개혁 진보세력은 다 헤쳐 모여야 한다. 그리고 야당으로서의 자기 정체성을 명확히 세워야 한다. 그리되면 새누리당과 일대일 전선이 형성될 수 있다. 이번 기회에 제대로 된 선명야당을 재건할 수 있는 적기로 삼아야 한다.

그렇다, 언제까지 노예와 다름없는 구차한 삶을 살고 또 한평생 속으며 살 수는 없는 일이다. 피끓는 심정으로 갈아엎어야 한다. 땅심을 높이기 위한 객토는 필연적인 일이다. 이제 더는 참지 말아야 한다. 크게 한 판 엎어서 작금의 살의 가득한 야만의 세월을 끝장내야 한다. 

그 단초가 어용 야당 새정치민주연합, 특히 문재인 대표를 위시한 친노세력에 대한 심판으로부터 비롯될 수 있다. 그래야만 집권세력의 야만적 전횡을 방어할 수 있는 힘 있는 야당을 안착시킬 수 있다. 그게 위난의 국가를 바로 세우고 또 수탈 당하는 서민대중의 삶을 보듬는 애족애민의 길이기에 그렇다.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