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문재인 체제, 야권 기능 상실한 어용으로 전락/정성태

시와 칼럼 2015. 12. 4. 16:55
728x90

문재인 대표 체제의 새정치민주연합이 회생하기를 기대한다는 것은 사실상 무망한 일로 여겨진다. 이를 두고 혹자는 친노와 비노 사이의 이전투구에서 그 원인을 찾기도 한다. 또는 친노 진영의 호남 홀대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진단을 하기도 한다.

 

물론 모두 일리 있는 지적이다. 문재인 대표가 참여정부에서 왕실장으로 군림할 당시, 청와대 내 호남 출신은 씨가 말랐다는 말이 무성히 회자되기도 했다. 그가 김대중 전 대통령을 흠집낼 요량으로 밀어부친 대북정책 특검은 이제 새삼스럽지도 않다. 그런가하면 호남 사람이 빚을 갚지 않아 자신의 선친 사업이 부도 났다는 내용을 그의 자서전에 싣기도 했다. 그러나 그에 대한 사실관계는 확인할 길이 없다. 그의 호남에 대한 왜곡 심리를 감안할 때 어떤 악의적 의도를 갖고 그랬을 개연성마저 간과할 수 없을 듯싶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것의 사실 여부를 떠나 그는 명색이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지냈던 사람이다. 그런데도 굳이 그런 식으로 호남을 폄훼했어야만 옳은지 극히 의문스럽지 않을 수 없다. 그로 인해 지각 있는 많은 사람의 빈축을 사고 있기도 하다.

 

말이 나왔으니 더 짚어 볼 일이다. 영남에 의한 영남을 위한 영남의 전횡은 지난 박정희 군부독재의 공포정치 이래 반 세기 이상 누적되어 있다. 고작 김대중 정권 5년이 그나마 영남 외의 집권 기간에 불과한 실정이다. 그마저 내용적으로는 호남에 대한 역차별적 요소도 적잖다. 그런데 작금 나타나고 있는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에 의한 인사 및 예산 차별만 보더라도 가히 충격적인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그리고 이는 비단 호남 뿐만이 아닌, 충청 • 서울 • 경기 • 강원 • 제주 등 폭넓게 형성되어 있다. 오직 영남이라는 울타리 내로만 거의 대부분이 편중되어 있는 지독한 실정이다. 그런데도 경남 거제 출신인 문재인 대표 체제의 새정련은 이에 대해 적절한 방어를 하지 않았다. 사실상 방임했다는 것이 보다 타당한 표현일 듯싶다.

 

그러나 기실 문재인 대표 체제의 새정련에 내재된 진짜 문제는 따로 있다. 바로 그들의 기만적 작태에서 기인하는 어용성이다.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의 서민 압살과 반민주주의적 폭거 앞에 한없이 무기력하고 나약한 모습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점은 실로 심각하다. 더 나아가 그들과 공조하는 양상마저 보이고 있으니 야당의 기능이 완전히 공백 상태에 놓여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이를테면 무늬만 야당인 셈으로, 굳이 야당으로서의 존재 의의를 찾을 수 없게 됐다는 점이다.

 

최근 비주류 측의 혁신 전당대회 개최 제안에 대해서도 문재인 대표가 일방적으로 거절했다. 그러면서 문 대표 자신이 혁신을 주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야권 지지층 다수에서는 혁신의 최우선 대상으로 문재인 대표 자신을 지목하고 있음을 간과하고 있다. 그런 당사자가 혁신 운운하고 있으니, 세간의 비웃음거리가 되고 있을 따름이다.

 

심지어 야권 지지층 일각에서는 문재인 대표를 지칭, 민한당 유치송 총재 이래 야당사를 온통 굴욕으로 점절시키고 있는 최악의 어용으로 규정 짓고 있는 실정이다. 한 발 더 나아가 새정치민주연합 해체없이는 만 년 하청이라며 목청 높이기도 한다. 정권 창출 또한 요원한 일이 되고 있다며 적개심을 드러내는 이도 날로 늘고 있다. 그리고 거기 야권발 신당 탄생을 강력히 염원하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친노 수장 문재인 대표가 곱씹어야 할 대목이다.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