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정동영-천정배, 신당 성공 요건은?/정성태

시와 칼럼 2015. 5. 6.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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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표를 비롯한 새정치민주연합 내의 친노세력만 제거되면 야권이 잘 굴러갈 것으로 착각하는 이들이 적잖이 있다. 그러나 이는 큰 오판이다. 냉철한 안목으로 사안을 들여다보기 보다는 감정적 작용이 보다 크게 지배하고 있는 까닭이다. 현상을 꿰뚫어보지 못하는 데서 발생하는 일종의 착시 현상이다.

 

물론 친노세력의 패권적 정치행태로 인한 폐해가 막심한 것도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위급하고 본질적인 문제는 기실 따로 있다. 바로 자신들의 주된 지지 기반인 서민과 사회적 약자의 욕구에 전혀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 측면에서 비노세력 또한 극명한 한계를 안고 있기는 매양 다르지 않다.

 

여기서 정동영 전 장관의 잠재적 공간이 그 어느 때보다 크게 여겨진다. 그가 서민과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치를 강화하겠다는 핵심 키워드를 담고 있어서다. 이는 거국적 관점에서 볼 때, 국가의 존망과 미래가 걸린 문제이기도 하다. 날로 심화되는 불평등 구조를 혁파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시대정신이 바로 거기에 있다.

 

이는 다시 말해 새정련과 문재인 대표의 지속된 우향우 행보와는 확연히 다른 차별적 정치지형을 그려나가겠다는 분명한 선언이기도 하다. 따라서 진짜 문제는 친노 혹은 비노의 구분이 아니라, 그가 어떤 정치철학을 갖고 있느냐는 점일 테다. 그리고 그것의 실천적 의지와 역량에 있을 것이다. 그것이 관건이 되어야 한다.

 

그로부터 현격히 유리된 채 맞은 지난 4.29 재보선, 이를 냉혹하게 평가하자면 새정련과 문재인 대표에 대한 야권 지지층의 심판으로 규정지을 수 있다. 즉, 어용 야당 갈아엎고 선명야당을 재건하라는 지상 명령이었던 셈이다. 물론 부차적으로는 친노 패권주의에 대한 반감의 성격이 강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 한편 정동영 전 장관으로서는 이를 추동하기 위한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바로 전북 민심이 그에 대한 신망을 두텁게 하고 있다는 큰 강점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목포를 거점으로 그의 정치적 풍운을 함께 했음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호남 및 민주 진보세력과 호흡을 함께 하고 그것을 토대로 풀어나갈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일정은 보다 쉽게 정리가 된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우리사회의 급박함에 응답할 수 있어야 한다. 거기 ‘서민과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치’ 그리고 ‘민족의 공생공영 통한 평화통일’의 대의에 동참할 수 있는 자원이라면 누구에게나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 여기에는 굳이 새정련 자원이어야만 할 필요도 전혀 없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정동영 전 장관과 천정배 의원 사이의 굳센 동맹이 긴요하게 요구된다. 이를 통해 세를 규합해낸다면 야권발 정계 개편은 의외로 순풍을 달 수 있다. 새로 쓰는 야당사가 바로 그들 두 사람의 행보에 따라 운명될 수 있는 막중한 시기다. 이점을 하시라도 잊어서는 아니 될 일이다.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