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문재인 대표가 우선 깨달아야 할 것들/정성태

시와 칼럼 2015. 4. 22.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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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정의로움에 대한 결단이어야 하고, 국민에 대한 가없는 헌신이어야 한다. 단 한 사람이라도 사회적으로 힘이 없다고 해서 억울한 일을 당하거나 또는 가난으로 인해 고통 받는 국민이 있다면 자책할 수 있어야 한다. 바로 그것이 정치가 있어야 할 근본 자리고 또 본령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정치권력을 자신의 사적 이익과 소유로 치환하게 되면 곧장 어용으로 전락한다. 바로 그 순간 공의와 애민으로서의 정치는 실종되고 부패와 협잡만 들끓게 된다. 공동체적 규범으로서의 정치가 아니라, 개인적 욕망으로서의 엘리베이터에 동승하는 순간 공공의 적으로 돌변하게 된다.

 

요즘 우리 정치판을 보는 국민적 시선이 매우 싸늘하다.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은 물론이고 거대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한 불신 또한 나락을 치닫고 있다. 인구 사이에 깊게 패인 정치 혐오증이 국회 무용론까지 불러오는 지경이다. 봉사의 미학은 실종되고 군림의 계급장만 남은 때문이다.

 

세월호 집단학살 만행과 그 이후 전개된 일련의 과정에서 보듯, 인간의 존엄은 무참히 짓밟히고 생명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 또한 그 어디에도 없었다. 마치 도륙 당하는 짐승의 처지가 따로 없을 듯했다. 거기 국가에 대한 불신만 융단 폭격 당한 흉가를 방불케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시 읽히는 일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그 현장에 야당은 없었다. 오히려 집권세력과 입맞춤하며 서민과 약자를 유린하고 있는 살쾡이의 피 묻은 모습만 어른거렸다. 새누리당과 새정련이 공동 연출한 검은 그림자의 키 재기에 다름 아니었던 것이다. 거대 보수 양당의 협잡으로 인해 국가 전체가 난도질당하는 기막힌 현실이다.

 

소위 ‘성완종 리스트’로 불리는 문건 또한 예외가 아니다. 문재인 대표는 도대체 무엇이 두렵기에 특검을 거부한 채 검찰 수사만을 앵무새처럼 되뇌는 것인지 의문스럽기만 하다. 명심할 일은, 권력은 짧으나 그 족적은 영원성을 띈다는 점이다. 그리고 국민은 지금 수돗물이 아닌 생수를 마시고 싶다는 것이다.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