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정동영-천정배 죽이기, 문재인 강력 역풍 직면

시와 칼럼 2015. 3. 12.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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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과 문재인 대표에 대한 야권 지지층 사이의 평가는 매우 싸늘하다. 특히 광주를 위시한 호남 지역 그리고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나타나고 있는 부정적 기류는 특히 강하다. 관제 야당이었던 민한당과 유치송 총재 때에 비해 오히려 더 심하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새정련을 갈아엎고 새롭게 야권을 재편해야 한다는 바닥 민심이 마땅한 폭발지점을 찾아 거칠게 꿈틀거리는 형국으로 설명될 수 있다.

 

 

무능 야당, 어용 야당을 심판해야 한다는 야권 지지층 사이의 이러한 정서에는 그럴만한 충분한 근거가 있다.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의 폭압적 독선과 서민압살에 강력하게 맞서기는커녕 도리어 여야가 한통속이라는 인상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겉으로는 집권 세력과 다른 척 하면서도, 실제 그 내용을 살펴보면 새누리당과 별반 차이가 없는 것도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그것이 누적되면서 이대로는 안 된다는 위기감이 팽배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 기관이 대대적으로 개입해 자행된 대선 부정선거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든 반역행위에 다름 아니다. 아울러 세월호 집단학살 만행 또한 권력의 사악함이 금도를 넘어선 참혹한 사태다. 그런데 야당으로서 그에 대해 그 어떠한 성과도 없이 그저 유야무야 넘기고 있다. 그리고 비근한 예로 국민연금 개악을 통해 국가의 지급보장을 무력화 시킨 것도 공분을 사고 있다. 최근에는 담뱃세 폭풍 인상을 비롯해 직장인 유리지갑 털기 또한 여야의 합작에 의한 것이다. 이는 서민 생활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다는 점에서 새정련이 처한 귀족 정당으로서의 자기 정체성을 여실히 드러낸 셈이다.

 

 

오늘 날 우리사회의 불평등 지수는 가히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국회 제출된 2011년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상위 슈퍼부자 100명을 대상으로 대비된 하위 계층 10%와의 연평균 소득 격차를 보면 실로 경악할만한 수치를 보이고 있다. 한 해 215억 7382만 원의 소득에 비해 전체 국민의 10%는 1년에 고작 1천만 원 가량의 수입에 머물고 있다. 무려 2천 배가 넘는 무시무시한 격차다. 이를 근로소득자 연평균 임금 2510만 원에 비교했을 때도 자그마치 860배가량에 달하는 엄청난 차이다.

 

 

같은 해 통계치를 상위소득 10%로 넓혀서 산출했을 때도, 하위소득 10%에 비해 10배 이상 격차가 난다. 그리고 여기서 간과할 수 없는 점은, 상위소득자 10% 특히 슈퍼부자들이 세금 탈루를 목적한 드러나지 않은 숨은 소득 등을 감안한다면 실제 그 차이가 어떠하리란 것은 상상에 맡길 일이다. 문제는 이러한 극악한 불평등 문제를 개선하려는 야당으로서의 그 어떠한 의지나 실천력도 없다는 점이다.

 

 

이런 지경에 처해 있으니, 야당인 새정련과 문재인 대표를 향해 쏟아지는 비난의 화살이 당연시 읽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심지어 어용 야당, 어용 대표로 지목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 실정이다. 그러다보니 날로 그 주된 지지층이 떠나고 있고, 외형상으로는 130석의 거대 야당이라고는 하지만 사실상 껍질만 남은 상태다. 이제 새정련은 해체 수순만 남겨두고 있다고 봐도 크게 무리가 아니다.

 

 

이렇게 된 데에는 문재인 대표 측에 의한 호남 출신 유력 정치인 죽이기 또한 크게 한 몫하고 있다. 개혁 성향의 대표적 인물인 정동영-천정배 두 전직 장관을 고사시키기 위해 온갖 치졸한 행태를 서슴지 않은 데 따른 내재된 강한 불만이다. 문 대표로서는 그에 따른 강력한 역풍까지 함께 직면해 있는 셈이다. 야권을 새롭게 재편해야 한다는 비등한 여론 가운데 주요 타깃이 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실제 그렇다. 낡고 노쇠해진 당을 쇄신시켜 역동성을 강화하고 또 그것을 바탕으로 서민과 약자 보호 그리고 공의를 세우기 위해 헌신했어야 옳다. 그런데도 그저 재벌과 슈퍼부자 챙기기에만 급급하며 일신의 영달만을 쫒기 바빴다. 아울러 자신의 자리보존과 계파 이기주의에 안주하며 야당 권력만 독식하면 된다는 안이한 생각이 돌이킬 수 없는 습성이 되고 말았다. 그에 따른 야권 지지층의 매서운 역습과 준엄한 심판이 따르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수순이라 하겠다.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