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서민 홀딱 벗겨 복지국가 하겠다고?/정성태

시와 칼럼 2015. 2. 18.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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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국가, 우리시대에 반드시 이루어야 할 국가적 덕목임에 분명하다. 그런데 이를 위해서는 선결되어야 할 과제가 있다. 바로 극심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는 소득불평등의 해소다. 아울러 조세정의가 확립돼야 한다. 그와 함께 국가 예산 용처의 투명함과 그 적합성이다.

 

 

그런데 이에 대한 거론 없이 복지국가를 논하는 자들이 있다. 기껏 서민 쌈짓돈 터는 식의 담뱃세 폭풍 인상 따위를 갖고 복지국가를 건설하겠다는 박근혜 식 발상의 소아적 사고체계다. 선후를 따지지 않은 채 무작정 복지국가 건설을 말하는 자들의 뇌에는 도대체 뭐가 들어 있는 것일까?

 

 

먼저 해야 될 일을 하는 가운데 직장인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이 종래 자신들의 삶에 어떻게 유익이 되는 것인지, 손에 잡히는 형태로 그려질 수 있도록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설득력이 생기는 것이고 또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그런데 곳간에 현찰뭉치가 철철 넘치는 재벌과 슈퍼부자들에게는 더 챙겨주지 못해 안달이면서, 고작 직장인 유리지갑과 서민 쌈짓돈만 털려한다면 세상천지 그 어떤 사람이 그에 대해 납득할 수 있겠는가? 그것은 복지국가 건설이 아니라, 그나마 남은 서민 주머니 강탈 행위에 다름 아니다.

 

 

생각해 보자. 연매출 200조 원이 넘는 재벌 기업과 그것의 1만분의 1에 해당하는 200억 원을 살짝 웃도는 기업의 법인세 세율이 같다면 납득될 수 있겠는가? 아울러 연소득 1천 5백억 원의 슈퍼 부자와 그것의 1천분의 1에 불과한 1억 5천만 원을 다소 웃도는 사람의 종합소득세 세율이 같다면 이 또한 빌어먹을 일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복지시대 건설, 그것은 구호를 실현시킬 수 있는 구체적 정책 목표를 제시할 수 있을 때 보다 공감의 폭을 넓힐 수 있다. 그런데 정작 우선되어야 할 일은 강 건너 불구경하면서 고작 서민 쌈짓돈만 뜯어다가 뭘 어쩌겠다는 것인지 참으로 난감하다. 허구한 날 공허한 구호에만 그쳐서는 아니 되겠기에 하는 말이다.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