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김무성, 문재인 '우리가 남이가' 정치/정성태

시와 칼럼 2015. 2. 14.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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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남이가' 이는 경남 거제 출신인 김기춘에 의해 인구 사이에 널리 알려지는 계기가 됐다. 김영삼이 3당 야합으로 군부 독재 세력과 합당한 후 대통령 후보로 나서게 되자, 그를 당선시킬 목적으로 정부 주요 기관장을 모아 놓은 자리에서 김기춘이 행한 발언이다. 부산 소재 초원복집이라는 음식점에서 있었던 일로, 지역감정을 조장해 수적 우세에 있는 영남인의 표심을 결집하려는 졸렬한 의도의 경상도 사투리다.

 

 

김기춘은 현재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내고 있다. 대선 부정선거로 인해 국민적 정당성을 획득하지 못한 정권의 늙은 맹견으로서 연신 흘러간 노래만 비루하게 탕진하고 있다. 세월호 집단학살과 관련해서도 그에 대한 세간의 의혹이 적잖게 회자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별히 유병언이 교주로 있는 기독교복음침례회가 세월호 침몰과 관련해 수사기관의 압박을 받자, 유병언 측에서 내 걸었던 '우리가 남이가' 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과 함께 시위를 벌였던 점이 시사하는 바는 실로 크다. 김기춘과 유병언과의 밀착 관계에 대해 많은 의혹을 낳기에 충분한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세월호 특별법에서 수사권과 기소권을 빼자고 앞장섰던 문재인은 도대체 무슨 속사정이 깊어서 그랬던 것일까?

 

 

'우리가 남이가'라는 주술 한 마디에 그 모든 진실이 난자당하고 또 양심이 마비되어 버리는 한국 사회. 그들만의 부호에 맹목하는 폐쇄적 병마가 깊을 대로 깊어 있다. 이것을 끝장내지 못하면 결단코 내일은 없다. 그리고 확언하거니와 문재인의 정체성은 새누리당이 안성맞춤이다.

 

 

밝고 선진화된 미래를 펼치고자 한다면, 우리의 양심과 혜안의 지향점은 너무도 자명하다. 진실인가 거짓인가? 공의인가 불의인가? 애국인가 매국인가? 평화인가 전쟁인가? 나눔인가 독식인가? 차별인가 공정인가? 그리고 그 모든 왜곡과 불평등 구조로부터 인간 해방을 선포하는 일이다. 인간으로서 지녀야 하는 천부인권은 물론이거니와, 그것의 부단한 외연 확대를 통한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있다.

 

 

여기서 특별히 지역 차별을 거론치 않을 수 없다. 이는 비단 호남과 영남만의 문제로 국한되지 않는, 수도권을 제외한 충청, 강원 등의 문제이기도 하다. 해방 이후 김대중 정권 5년을 빼면 반세기 이상 영남 독식이었음이 사실이다. 그 결과로 나타난 심각한 불균형은 해가 갈수록 더욱 심화되는 지경에 처해 있다. 이 또한 반드시 극복되어져야 할 우리 시대의 위태롭고 미개한 자화상임을 자각할 수 있어야 한다.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