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공동체를 허무는 적들/정성태

시와 칼럼 2015. 1. 27.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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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의원, 새정련 비대위원장으로 친노세력의 핵심 인물이다. 실질적으로 제 1야당 대표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총리 후보자로 내정된 새누리당 이완구 의원과 함께 파안대소하고 있다. 이게 설혹 여당 대표의 행태라 해도 비난 받아 마땅한 일일 텐데, 하물며 야당 대표가 이런 지경이니 더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어용 야당 새정련의 민낯 그대로를 보여주고 있다.

 

여야를 떠나, 그들 모두는 입법기관의 국회의원 신분이다. 국민에게 권리를 위임 받아 대리 행사하는 사람들인 것이다. 총리 후보자의 자질과 도덕성을 꼼꼼히 따져 인사 청문회를 해야 할 당사자들이기도 하다. 그런데 인사 청문회가 열리기도 전에, 여당 대표도 아닌 야당 대표가 적극 나서 총리 후보 내정자를 감싸고도는 행태는 천박한 짓이다. 혹은 지극히 모자란 일이다.

 

이는 새정련이 그 얼마나 깊이 썩어 문드러진 집단인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좋은 예라 하겠다. 새정련을 해체하고 진성 야당을 세워야 하는 분명한 당위이기도 하다. 여기서 또 환장할 일은, 이런 자들에게 '믿습니다, 아멘!'을 연발하는 부류다. 자기 집안 서까래 썩는 줄은 모르고 그저 남의 집 손가락질만 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공동체 전체가 함께 망하는 것이다.

 

일베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어 있다. 여성을 비하하고 호남을 폄훼하며, 민주화 세력을 능멸하는 그들 행태는 비난 받아 마땅하다. 사실 처벌 대상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런 부류를 집권세력이 배후 지원하고 있다는 의구심과 정황 증거도 상당하다. 또 다른 문제는 일베를 욕하는 진보세력 가운데도 과연 일베와 얼마나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지 냉철하게 성찰할 수 있어야 한다.

 

버려야 할 유산 가운데 특정 정치인에 대한 맹목적 지지를 나타내는 매우 어리석고 불순한 행태가 있다. 특히 진보를 입에 물고 사는 이들 가운데서도 일부가 그런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 참으로 유감이다. 이는 정치인을 오만하게 만들고, 또 나태와 타락으로 안내하게 되는 위험천만한 일이다. 그런 점에서 일베 못지않게 공동체 내부의 해악으로 작동되고 있는 것이 명백한 사실이다.

 

지금이라도 스스로의 양심에 정직하게 물을 수 있어야 한다. 특정 정치인을 위해 복무할 것인지, 아니면 가치 실현을 위해 복무할 것인지 결단해야 한다. 아울러 특정 정치인을 위해 충성할 것인지, 아니면 가치 실현을 위해 충성할 것인지 보다 냉정하고 또 명확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 그래야 거기 공의가 바로 서게 되고 또 공동체적 구원도 머물 수 있게 된다.

 

물론 특정 정치인을 위해 복무하고 충성하면, 소위 떡고물이란 것을 얻어먹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만큼 뇌가 병들게 되고 또 양심이 썩게 된다. 그로인해 국가 공동체는 나락으로 치닫게 된다. 특정 정치인에 대한 그릇된 맹목성으로부터 지금 당장 선회해야 한다. 무엇을 위해 마음 살피고, 또 헌신할 것인지, 진솔한 자기 고백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주권재민이 올곧게 확립된다.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