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문재인, 그의 문제 있음을 개탄한다/정성태

시와 칼럼 2015. 1. 21.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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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사이에 새정치민주연합이 존속될 것으로 여기는 사람은 별로 없는 듯하다. 이런 상황에서 당대표 선출을 위한 그들만의 리그가 진행되고 있다. 국민적 관심으로부터 철저히 외면된 가운데, 심지어 야권 지지 성향 유권자들의 싸늘한 냉대 또한 회복 불능 상태에 빠져든지 오래다. 다만 자신들만의 리그로 친노와 비노 사이의 권력 암투 외에는 달리 설명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새민련이 귀족화되어 있다는 것은 이제 새삼스런 일이 아니다. 그간 그들의 일탈된 행적을 굳이 열거치 않아도, 새누리당과 더불어 다수 국민의 고단한 삶에 빨대 꽂기 바빴음을 숨길 수 없다. 최근 불거지고 있는 13월의 세금 폭탄 또한 그렇다. 재벌과 슈퍼 부자에게 한없이 안겨준 대가로 인한 세수 부족을 직장인에게 고스란히 전가한 점이다. 이를 새정련이 그대로 묵인해 준 것이다.

 

 

바로 그러한 모습이 현재 새정련이 처한 낡고 썩은 현주소다. 특별히 새정련 대표 선출을 위한 전북 합동연설회에서 드러난 문재인 의원의 발언은 실로 가관 그 자체다. 즉, "서민과 중산층을 대변하지 못한 것은 반성하지만, 우리가 진보정당의 길을 걸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힌 점이다. 참으로 괴이한 발언으로, 마치 청와대 혹은 새누리당 대변인의 종북몰이 타령을 듣고 있는 것과 흡사하다.

 

 

이는 다시 말해 서민과 중산층에게는 그저 립 서비스 정도로만 그치고, 반면 지금껏 익숙히 그래왔던 것과 같이 가진 자들을 더욱 살찌게 하는 우파정당을 지속하겠다는 뜻일 테다. 즉, 재벌과 슈퍼부자를 위해 앞으로도 철저히 복무하겠다는 속내가 은연 중 드러난 셈이다. 바로 이러한 사람이 제 1야당의 대권 후보였다는 사실 앞에 깊은 수치심을 지울 길이 없다.

 

 

그의 그러한 점을 뒷받침할 수 있는 분명한 근거는 숱하다. 특별히 그가 노무현 정권에서 권력의 정점을 누릴 때 발생한 노동 탄압은 최악의 그것이었다. 당시 가장 많은 노동자가 구속되었고, 가장 많은 노동자가 해고되었으며, 가장 많은 노동자가 비정규직으로 내몰렸다. 그로인해 숱한 가정이 파괴되었으며, 거리로 내어 쫒기는 등 참담한 신세로 전락했다.

 

 

그런데 문재인 의원은 그에 대한 처절한 자기반성은 외면한 채 앞으로도 여전히 그러겠다는 의중을 드러내고 말았다. 그에게서 어용의 그림자가 짙게 드러나는 일로, 정직하게 말하자면 역겹기가 그지없다. 이처럼 세상이 빚는 참극의 중심에 정치가 핵심 요체로 작동한다. 상위 1%가 전체 부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수탈의 한복판에 새정련 또한 예외가 아닌 공범이었음이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진보적 의제를 놓아버린 순간 그것은 더 이상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정당이 아니다. 진보란 낱말의 사전적 의미는 '정도나 수준이 차츰 향상되어 가는 것'으로 정의되고 있다. 즉, 공동체적 기능 강화를 통해 사회적 문명수준을 끌어 올리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진보정치를 하겠다는 것은, 천지사방 펼쳐진 그 모든 형태의 야만적 독식을 끝장내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온갖 차별과 억압으로부터 존엄하겠다는 의지이기도 하다.

 

 

그래서다, 진실로 애국 애민의 마음이 사무치게 깊다면 온갖 기만책동을 구분하고 또 거부할 수 있어야 한다. 쭉정이들의 간교한 거짓과 위선으로부터 단호히 아니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진보정치를 그저 입술로만 읊조리는 장식용 언어로 국한해 치장해서는 안 된다. 구체적 정치 목표로 삼아 행동하고 실천할 때 비로소 주인의 모습으로 당당하게 자리할 수 있다. 거기 구원이 있고 또 진정한 평화도 깃들게 된다.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