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정동영 탈당 아닌, 어용 야당 판갈이가 정확한 명명/정성태

시와 칼럼 2015. 1. 13.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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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정동영 전 의원을 두고, 일각에서 야당 분열 운운하며 애써 물어뜯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이러한 속내에는 자신들의 철밥통을 놓지 않겠다는 졸렬한 기득권 지키기가 한껏 들어 있다. 다분히 악의적이고 또 어떠한 대책과 미래 비전도 없이 그저 내뱉고 보자는 뻔뻔함의 극치이기도 하다. 이들의 심각하게 굴절된 후안무치 앞에 온 몸 구석구석 일제히 소름 돋는 느낌을 떨칠 길이 없다. 한편 그 가련함 앞에 측은지심이 들기도 한다.

 

 

그런 그들을 향해 아주 담백하게 묻고 싶은 게 있다. 시방 정치판에 야당이 있기나 한 것일까? 제 1여당인 새누리당과, 제 2여당인 새정련이 서로 가랑이 맞추고 있는 형국 외에는 달리 설명되지 않고 있는 현실이다. 유일한 야당이었던 진보당을 두 야바위 집단의 협잡으로 산산히 공중분해 시키고, 이젠 명실공히 두 지붕 아래 한 집 살림을 꾸리고 있지 않던가? 겉으로는 다른 척 하면서도 실상 그 내용면에서는 서로 변별성이 거의 보이지 않는 날강도 집단임에 다름 아니다.

 

 

사정이 그런데도 어디 대고 야권 분열 타령을 해대는 것인지 도무지 의아스러울 뿐이다. 새정련, 단언하거니와 이들은 결코 야당이 아니다. 비록 입술로는 야당을 표방하고 있으나 실상 그 중심은 추악하기 그지없는 사이비 집단에 불과하다. 그저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의 노리개 혹은 그들이 던져 주는 뼈다귀에 침 질질 흘리며 핥아대는 하이에나 떼를 연상하기에 충분하다. 정녕 아니 그런가?

 

 

이는 비단 박근혜 정권의 포악한 국정 운영에 대한 제 1야당으로서의 직무유기 혹은 기만적 역할론에만 그치지 않는다. 지난 이명박 정권으로 거슬러 올라가더라도 사정은 한 치도 다르지 않다. 서민 피눈물을 쥐어 짜 재벌 배 채우기에 앞장섰음은 집권세력과 매양 일반이다. 오죽했으면 야권 지지자 일반에서 새민련이라는 어용 야당으로 인해 집권 세력의 포악성이 날로 더해가고 있다는 비아냥이 세간에 회자되고 있겠는가.

 

 

물론 그 모든 일차적 책임은 이명박 정권 그리고 박근혜 정권에 있다. 아울러 이들의 거수기 노릇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새누리당일 것이다. 그럼에도 새정련 또한 야당으로서 어떤 책무를 다했었던가? 무슨 이유 때문인지는 불분명하지만, 집권세력의 파렴치한 행태에 대해 단 한 차례라도 강단 있게 나서서 다수 국민의 편에 섰던 적이 있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저 적당히 하는 척 시늉만 내다가 종국에는 모두 용인해 주었던 것이 불편한 사실이다.

 

 

그것을 방증할 수 있는 좋은 예가 있다. 집권세력이 제 아무리 망나니 짓을 해대도, 그에 따른 반사이득조차 얻고 있지 못한 새정련의 현실이 그것이다. 지지율이 고작 20%에 겨우 턱걸이하고 있는 점이다. 바로 이 점을 냉철히 들여다 볼 수 있어야 한다. 야당이 야당으로서 제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하는데서 그 주요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뜻이다. 급기야 어용 야당을 갈아엎자는 것이 대세로 작동하고 있다. 따라서 정동영 탈당이라 이름하는 것은 결코 온당치 않다. 어용 야당 판갈이라 명명함이 마땅한 일로, 이에 대해 새정련은 실로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