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반드시 도려내야 될 악폐들/정성태

시와 칼럼 2015. 1. 9.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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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가슴 아픈 기사들이 우리를 우울하게 만든다. 공동체를 향한 최소한의 양식마저 처참하게 무너져 내린 거기, 사람의 형상은 하였으되 실상 정글 속 야수의 세계가 따로 없을 듯하다. 특별히 그것이 인격 살해에 해당된다는 점에서 이를 제어할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이 요구되고 있다.

 

최근 발생한 건만 일부 들여다봐도, [대한항공 '땅콩 리턴' 사건 외신서 비난 쇄도], [조현아, 위법 사안엔 "기억 안 난다" 일관], [위메프 갑질 해고 논란…과거에도 비슷한 사례 “3주 동안 일시키고 해고”], [위메프 창업주 허민, 재산이 무려 1조원…'맙소사!'], [쌍용차 해고자들 빚 5276만원 늘어...70%가 '자살충동‘], ["굴뚝 위 노동자에 웬 벌금? 외국선 이해 못해"], [취업준비생 울리는 대형보험사의 '갑질', "아카데미라더니 보험팔이“], [권기선 부산경찰청장, 폭언이 소통?…해명에도 논란 '일파만파'] 등을 비롯해 온갖 형태의 패악이 우리 사회 전반에 거쳐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다.

 

기사 제목만 봐도 단장의 심경을 금할 길이 없게 된다. 기업 또는 오너 일가의 막가파식 횡포로 인해 피해 당사자들이 겪고 있을 참담한 상황이 그대로 읽히는 대목이기도 하다. 혹은 같은 직장 내에서 상사에게 받는 극심한 모욕 그리고 서비스업 현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고객의 일방통행 또한 심각한 지경이다. 왜 그러는 것일까? 그리고 무엇이 문제인가? 이는 근본적으로 집권 세력의 생명 경시 및 사회적 약자에 대한 억압과 핍박에서 비롯되고 있다. 아울러 자본의 팥고물에 종속된 정치권 또한 그 책임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온갖 탈법과 위법이 아무렇지도 않게 횡행하는 현실 속에서, 착하고 바르게 사는 것이 오히려 해가 되는 막장 사회의 단면이다. 문제는 이러한 분위기가 사회 저변으로 확산되어 있고, 심지어 이를 당연시 여기는 이들까지 늘고 있는 실정이다. 오로지 파렴치한 자들만 서식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함으로서 이에 뒤질세라 너도 나도 그러한 대열에 합류하는 추세가 뚜렷하다. 작금 정치권 전반을 향한 불신과 적개심을 떨쳐 낼 수 없는 분명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기도 하다. 입법 기관이기에 그렇기도 하겠거니와, 아울러 그들 또한 국회 비서진들에 대한 인격 모독이 금도를 넘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통상 우리는 노동이 신성한 가치라고 가르치고 있다. 실제 인간이 갖는 노동의 가치는 신성한 것임에 틀림없다. 거리의 청소부로부터 국회의원 그리고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그가 있어야 할 자리에서 성심을 다할 때 세상이 원활하게 돌아가기 마련이다. 그런지라 어떤 직업은 존귀하고 또 어떤 직업은 천한 것이 될 수 없다. 노동의 형태만 다른 뿐, 그것이 갖는 필요성은 누구라도 예외 없이 한결 같기에 그렇다.

 

민주주의가 발달하고 또 정치가 안정되어 있으며 온갖 비리로부터 투명한 나라일수록 국민 각인의 의사와 노동의 가치가 존중 받는다. 국민 의식도 그에 비례해 성숙해 있음을 보게 된다. 반면 독재가 국민의 일상을 옥죄고 권력과 금력에 의해 편법과 탈법 심지어 위법이 판치는 나라에서는 국민 의식 또한 그에 동승하게 되는 경향이 뚜렷하다. 그러한 현상이 사회 전반에 거쳐 무감각하게 마구잡이로 발생하게 될 때, 결국 그 공동체는 붕괴되거나 또는 침몰하게 된다. 소위 사회 지도층이라고 일컬어지는 사람, 특히 정치인들의 각별한 사명감이 그래서 더더욱 중요하게 대두된다.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