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시 집]

네게 날개를 주리니/정성태

시와 칼럼 2014. 12. 17. 05:07

네게 날개를 주리니

 

 

 

네게 날개를 주리니

그대 잘 있으라.

 

내가 받은 묵계의 황홀함도

그 기억의 질량도 여전히 유예하다만

이제 그대 곁 떠나는 길

발자국 소리 서둘러 슬픔을 멎게 하고

그 청명한 이슬도 거두어 내리니

그대 지금 평안하시라.

 

나 살아 끈적이는 입술 있어

행여 분별없이 목을 적시는

들짐승의 울음을 울지라도

해 저문 배역의 땅

그곳에 다시금 촛불을 켜진 않으리니

그대 홀로 거룩하시라.

 

불현듯 허망한 바람 불고

때때로 생각의 잡풀 무성히 자랄지라도

내 꿈꾸던 날의 아득한 절망과

그 겹겹이 둘러앉던

상심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가리니

그대 내내 잘 있으라.

 

 

 

詩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