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시집]

심안의 창문 사이로/정성태

시와 칼럼 2015. 6. 5.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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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안의 창문 사이로

 

 

심안의 창문 사이로

교회 간판이 몇 개 보이고

한창 물이 오른

등나무 가지들에선 계절이

 

하늘로

더 푸른 기세로

두려운 기색도 없이

콘크리트 절벽을 넘어 서고

 

사람들은 화사한

그러나 어두운 그림자를 달고선

제 모양대로 어디론가

서둘러 길을 가는

 

안목의 저 쪽엔

잊고 살아가는 묘비명이

저렇듯, 어찌할 수 없는 무게로

세월을 오라 하는데

 

자본의 덫에 걸린

교회당의 십자가는 힘을 잃고

피곤이 돌아 앉은

예수만 구슬픈 피리를 분다.

 

 

詩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