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시집]

산책길에 떠도는 단상/정성태

시와 칼럼 2013. 11. 22.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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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길에 떠도는 단상



돌아서는 길에

피차 그 무슨 서운함을 토로하겠는가.


우리가 꿈꿨던 인연의 기억들

훗날 불쑥불쑥 꺼내 볼 일 생기거든


그리하여 마음 자락 어느 언저리라도

아직 여리던 날의 꽃잎 같이 남아

서로에게 양식일 수 있으면 족할 뿐인 것을


이제 우리가 비록 손 흔든다하여

거기 어찌 사악한 그림자를 들이울 일이겠는가.


흐르는 물이

설혹 그 가는 길을 모른다 해도

종국엔 바다와 맞닿아 있듯


돌아서는 길에

피차 그 무슨 서운함을 토로하겠는가.

 

 

詩 정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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