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의료 사영화와 나라 망할 여러 징조/정성태

시와 칼럼 2014. 10. 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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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가 망하는 징조는 결코 다른 것이 아니다. 정치 권력의 일방적 사유화와 경제적 이익 배분의 극심한 병리 현상 그리고 사회적 공의와 사법 정의가 실종된 극적 지점과 함께 맞물려 있다. 아울러 언론이 제 기능을 다해 진실을 알리기는커녕 오히려 부역하기 바쁘게 된다.

시위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은 그나마 아직 희망의 끈을 모두 놓지 않았다는 차라리 긍정적 신호다. 그러나 다수 국민의 삶에 가해지는 여러 형태의 수탈과 폭압이 강화되고 또 지속될 경우, 그로 인한 국민적 자존감의 망실을 초래하게 된다. 그러다 끝내 될대로 되라는 식의 냉소주의가 폭넓게 깃들게 되면 거기 애국심이 작동될 여지 또한 현격히 약화된다.

대선 부정선거를 가리기 위해 촉발된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 조작과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급기야 세월호 집단 학살 만행으로 이어진 일련의 사악한 정치 공작 앞에 한국 사회가 직면해 있다. 이로부터 국민적 눈을 가리기 위한 언론 통제와 왜곡도 확연히 눈에 띄는 형국이다.

사태의 심각성은 비단 여기서만 끝날 것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박근혜 정권에 의해 의료 사영화가 현실화 될 경우, 돈이 없어서 제 때 치료를 받지 못해 더 큰 병마에 시름해야 하고 또 목숨을 잃게 되는 일이 다반사로 발생하게 될 것이라는 매우 어두운 전망이 그것이다.

이는 국가가 시스템을 통해 합법적인 방법으로 가난한 국민의 목숨을 죽음으로 내몰겠다는 사실상의 살인 통치에 해당된다. 전체 국민의 90%가 이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여겨진다. 그로 인해 일부 재벌 기업은 별다른 수고와 노력 없이도 엄청난 부를 축적할 수 있다. 그야말로 다수 국민의 등골 뽑아 재벌 곳간 채우는 일이 아니고 무엇이랴.

경악할 일이다. 한국 사회의 현재적 모습도 그렇지만, 향후 더욱 심화되고 또 노골적인 형태를 갖춘 노예 국가로 이끌겠다는 저의가 거기 깔려 있다. 묻지도 따지지도 못하는, 그저 던져주는 뼈다귀라도 감흡해 하며 몸이 바스라지도록 일만해야 되는 그런 세상을 맞을 수 있게 된다.

이제 도리 없이 선택을 강요 받는 시기 앞에 놓여 있다. 서서 명예롭게 싸우다 죽을 것인지, 또는 무릎 끓은 모습으로 비굴하게 죽음을 맞을 것인지 결단해야 하는 때다. 애국 애민의 길이 무엇인지, 슬피 가슴을 치며 응답할 수 있어야 한다.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