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박근혜 정권에서 부활하는 서북청년단/정성태

시와 칼럼 2014. 9. 29. 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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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집단 학살로 숨진 학생들을 잊지 않기 위해 일부 한정된 거리에 노란색 리본이 설치되어 있다. 그런데 이를 불태우며 난동을 부리는 등 온갖 인면수심의 만행을 자행하는 무리가 있다. 유가족 측을 향해서는 차마 입에 담기 민망한 왜곡과 망언까지 서슴치 않는다.

최근 들어, 그러한 사람으로 여겨지는 일단의 무리가 서북청년단을 재건할 것이라고 한다. 그야말로 민주 • 진보 진영을 향해 백색 테러를 자행하겠다는 선전 포고나 매양 다르지 않다. 역사의 시계를 거꾸러 되돌리려 획책하는 무지몽매한 작태 앞에 아연 말문이 막히게 된다.

서북청년단, 독재자 이승만의 전위 친위대다. 해방정국에서 제주도를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양민 30만 명 가량을 강간, 테러, 납치, 고문, 학살하는 등 끔찍한 만행을 저질렀던 악의 결사체다. 김구 선생을 암살한 안두희가 조직원으로 가담해 활약하기도 했다. 그야말로 살 떨리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것도 백주대낮에 이 무슨 해괴한 일이란 말인가?

더 큰 문제는 이들을 수수방관하고 있는 박근혜 정권의 야만성이다. 아니 오히려 부추기고 있다는 의혹이 짙다. 여러 정황상 그러한 인식을 숨길 수 없다. 박정희 정권의 유신 독재보다 더욱 확대된 형태로 전개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길 없다. 그만큼 박근혜 정권에게 닥치고 있는 위기감도 팽배해 있다는 방증일 것이다.

거룩한 폭력, 어쩌면 이 땅에 제 2의 광복 운동이 요구되고 있는 시점인지도 모를 일이다. 앉아 죽느니 서서 싸우다 죽는 길을 강요 받고 있는 혹독한 현실을 맞고 있다. 단순히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서명 및 촛불 집회만으로는 저 악한 세력을 격퇴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이 일을 도대체 어찌해야 옳단 말인가?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