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언제까지 최악과 차악 부역질 타령인가?/정성태

시와 칼럼 2014. 5. 30.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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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지사 선거에 출마한 세 후보의 TV 토론을 시청했다. 이에 대한 촌평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참고 넘어가자니 자판 두들기는 손가락이 근질거려서 견딜 수가 없는 까닭이다.

새누리당 남경필 후보는 5선 의원이다. 국회의원 생활만 무려 20년을 향해 치닫고 있다. 새민련 김진표 후보는 부총리 경력의 3선 의원이다. 고위 공직 생활을 포함해 남부럽지 않은 권력을 누렸다.

위에서 밝힌 바와 같이, 두 사람 모두 그 정치적 이력이 가히 화려하다. 그런데 그들이 오히려 비천해 보이는 것은 무슨 연유에서일까? 경기도민의 눈도장을 받겠다고, 서로 앞다퉈 공약을 읊조리는데 도무지 진실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왜 그러는 것일까?

거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그들이 잘해 보겠다고 입에 침이 마르게 주장하는 것들에 대해, 과연 실천 의지를 갖추고 있느냐는 의구심 때문이다. 그간 그들의 정치적 행적을 살펴보면 답이 나온다.

도대체 지금까지 무엇하다가 이제와서 사탕 빠는 소리를 하느냐는 불쾌감이 노도처럼 밀려든다. 돗자리 깔아보니 점괘 또한 새빨간 거짓말로 나온다. 앞으로 또 속게 될 것이라고 속삭인다. 그러니 그들 말은 결코 믿지 말란다.

그에 반해 진보당 백현종 후보 발언에 대해서는 기대와 믿음을 갖게 된다. 비록 저들 거대 양당 후보에 비해 정치적 이력은 상대적으로 초라하지만, 약속을 지킬 사람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공약 또한 결코 허무맹랑하지 않다.

전기, 수도, 가스에 대해서는 생활에 필요한 최소량은 누구에게나 무료로 하자는 것이다. 이 얼마나 인간적 따스함이 담겨 있는가? 그로 인한 재정 부담은 재벌들에게 턱없이 싼값으로 제공되는 에너지 특혜만 줄여도 대부분 충당할 수 있다고 한다.

맞는 말이다. 세 모녀가 함께 목숨을 끊은 그 가난한 세대에게는 에너지를 비싸게 공급하면서도, 정작 곡간에 현금이 쌓이는 재벌에게는 헐값으로 제공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이는 재벌에게 뒷돈 받지 않은 정치인만이 아주 당당하게 주장할 수 있는 내용이다.

최악과 차악만을 강요 받는 선거판에서, 이제 우리도 최선과 차선을 놓고 즐거운 고민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언제까지 최악이니 차악이니 하면서 부역질이나 계속할 셈인가? 제발 당당히 이 땅의 주인으로 살아가자.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