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세월호 살인 악귀는 누구일까?/정성태

시와 칼럼 2014. 5. 29.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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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참사와 관련, 애초 충분히 살릴 수 있는 300명이 넘는 인명이 정부 당국의 구조 방기에 의해 고통스런 죽음을 맞았다. 이는 인구 사이에서 대체적 진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 주지의 사실이다. 따라서 이를 두고 집단 학살 만행이라고 일컫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각종 증거와 증언들 또한 날로 차츰 가시화되고 있다.

최초 사고 시각 및 구난 요청 시점도 당국 발표인 4월 16일 오전 8시 57분과는 달리, 그보다 최소 2시간 가까이 앞서고 있다는 정황 증거가 숱하다. 복수의 언론에 의한 기사 입력 시간이 당일 오전 7시를 조금 넘고 있다는데 근거한다. 아울러 7시 20분 무렵에 정선 상태의 세월호를 목격했다는 인근 거주 어민의 증언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그와 더불어 진도군청, 단원고, 안행부, 해수부 등과 같은 관청에서도 오전 8시에서 8시 30분 사이에 사고 발생 내용을 기록하고 있다. 그렇다면 선박이 아직 기울기 전의 2시간 가량, 그리고 기울어서 완전히 침몰하기까지 또 2시간 정도의 시간을 방치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당국이 공식 발표한 구조 요청 시각도 피해 학생이 119에 신고하면서 나타난 것으로, 이미 선박이 45도 가량 기울어진 시점이다.

충격적 단서가 되고 있는 점은, 사망한 단원고 학생의 동영상 기록에 담긴 "삶은 계란 냄새가 난다", "가스 냄새가 난다"라는 말을 주고 받는 대목이다. 폭발물에 의한 화약 냄새일 수 있겠다는 추론이 자연스레 가능해진다. 그것이 외적 요인일지 혹은 내부에서 발생한 것인지는 아직 정확치 않다. 분명한 것은 '쾅'하는 소리와 함께 사람들이 모두 뒹굴었다는 생존자 다수의 증언이다. 선박에 어떤 강력한 충격이 있었음을 능히 짐작케 한다.

피해자 가운데 발 또는 얼굴에 심한 화상을 입은 사람이 7명 가량 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와 함께 또 매우 의심스런 점은 오렌지색 방염복을 입은 장년 남성의 정체다. 탄성이 강한 수영 모자를 쓰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얼굴 전체를 가리는 대형 마스크를 하고 있었다. 급박한 상황에서 구조되는 사람의 행색치고는 많은 의혹을 낳기에 충분하다. 그리고 해경이 구조하는 과정에서도 맨 먼저 그가 있는 곳을 일부러 찾아서 보트를 대는 흔적이 역력하다. 

해경과 언딘에 의한 인명 구조 방해도 뚜렸하다. 해군 SSU 및 UDT 출신 전문 잠수사 등 160여 명 가량이 사고 당일 현장에 있었는데도, 실제 투입된 잠수 인원은 16명에 불과했다. 그것도 잠수 시간이 고작 5분 정도였으며, 가장 오래 잠수한 시간은 마지막 입수 팀이 30분 가량 바닷속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도대체 누가 무슨 이유 때문에 선량한 국민, 특히 꽃다운 고교생이 다수 포함된 300명 이상의 생목숨을 떼죽음으로 몰아 넣었느냐는 점이다. 국정조사, 특히 관련 특별법을 제정해 이에 대한 의혹을 어느 한 점도 남김없이 명명백백히 밝혀내야 한다. 그것이 지금 야당에 대한 국민적 요구 사항이기도 하다. 거기 어떠한 성역도 있을 수 없다.

그렇다, 찢어 죽여도 시원치 않을 살인 악귀들을 반드시 찾아내야 한다. 국민 일반이 두 눈 부릅 뜨고 지켜보고 있다. 야당이 제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지 못하면 새누리당과 함께 공히 심판 받게 된다는 사실 또한 각별히 유념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국민이 정치권 전반을 향한 준엄한 명령이자 피맺힌 경고다.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