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한기총' 조광작 목사는 사탄의 하수인인가?/정성태

시와 칼럼 2014. 5. 23.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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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집 아이들이 수학 여행을 경주 불국사로 가면 될 일이지 왜 제주도로 배를 타고 가다 이런 사단이 빚어졌는지 모르겠다"

위에 인용한 내용은 기독교 단체 가운데 하나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부회장을 맡고 있는 조광작 목사가 이번 세월호 집단 학살을 당한 학생들을 지칭해 내뱉은 발언 가운데 일부다. 

한 마디로 예수를 조롱하고 비방했던 당대 바리새인의 태도가 바로 한기총이 안고 있는 숨길 수 없는 민낯이다. 아울러 예수를 은닢 3냥에 팔아넘긴 당시 가롯 유다의 행태를 통해 조광작 목사를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 있다. 이는 비단 조 목사 뿐만 아니라, 작금 나타나고 있는 종교인들의 숱한 마귀적 습성 또한 고스란히 들여다 볼 수 있게 된다.

만일 조 목사의 말대로, 희생된 학생들이 버스를 타고 경주 불국사로 수학 여행을 가다 그런 참변을 당했다고 가정해 보자. 그러면 그의 입에서 나올 수 있는 말은 자명해진다. 즉, 가까운 시화 유원지를 놔두고 왜 굳이 버스를 타고 멀리 있는 경주 불국사로 가다 사단을 빚었는지 모르겠다고 하고도 남을 자다.

한기총의 정치적 편향성은 인구 사이에 익히 알려진 바다. 이번 조 목사의 망발 또한 같은 연장선상에 놓여 있다. 그의 말을 들여다보면 인간으로서 지녀야 할 최소한의 양식마저 결여되어 있다. 

특별히 그의 신분은 목사다. 그렇다면 공권력에 의해 무참히 살해 당한 이들의 영혼을 위로하고, 또 그에 따르는 진상을 규명하는 일에 적극 나서야 하는 것이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럼에도 오히려 참극의 본질을 왜곡하고 또 죽은 자의 명예를 욕되게 하고 있다. 아울러 그 유가족들의 짖찢기는 가슴에 대고 거듭 대못을 두들겨 박는 경악스런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

진리와 진실 위에 기반하려는 인간으로서의 양심과 신앙적 책무보다는 그저 권력 앞에 영혼을 팔아 넘긴 사이비 목사의 극단적 일례를 통해, 오늘 우리 안에 내재된 오도되고 굴절된 종교적 굴레가 공동체 전체를 얼마나 피폐하게 파괴하고 있는지를 깨닫는 계기로 삼을 수 있어야 한다. 

실로 거짓없이 그렇다. 자칭 정통파 소속이라는 조 목사를 통해, 구원파 유병언 목사 일가의 권력 밀착형 파렴치성을 보게 되는 것도 결코 무리가 아닌 까닭이다. 이것이 오늘 날 기독교 일반이 처한 권신주의와 물신주의의 우상 숭배가 지배하는 적나라한 자기 정체성이기도 하다. 실로 부끄럽고 통탄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