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고승덕 변호사가 서울시 교육감 후보라니?/정성태

시와 칼럼 2014. 5. 25.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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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교육감을 하겠다고 나선 고승덕 변호사. 그와 관련된 특이한 이력 가운데, 그의 자녀들이 모두 미국 시민권자란 사실이다. 그렇다면 자칫 서울 학생들을 상대로, 한국과 미국이 전쟁하면 미국 편을 들어야 한다고 가르칠까 심히 염려된다.

최근 세월호 학살 유가족들을 향해 막말을 쏟은 바 있는 '한기총' 소속 조광작 목사와 함께 있는 자리에서 "전교조 문제만큼은 무슨 수를 쓰던 조처할 것"이 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그의 독재적 발상에서 기인하는 포악성과 편협성의 일단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간 주류 언론에 자주 출연하면서 보여줬던 그의 온화하고 합리적인 모습과는 너무 판이하다. 교육을 대하는 사고의 틀이 매우 통제적이고 또 획일적일 수밖에 없겠다는 판단이 든다. 미소 뒤에 숨은 포악한 본성이 일순 드러난 셈이다.

주류 매체, 특히 '조중동'을 비롯한 종편 등에 의해 포장된 대중적 인기가 그 얼마나 허약한 것인지를 새삼 깨닫게 된다. 검증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기획되고 또 상품화된 부류에 대한 각별한 경각심이 요구되는 일이기도 하다. 비극으로 귀결될 수 있는 요인은 미리 그 싹을 잘라내야 한다.

아울러 그러한 허명을 발판 삼아 권력을 탐하려는 고승덕 변호사의 충격적 일탈을 통해 우리 안에 내재된 인기 영합주의에 대한 깊은 반성도 따라야 한다. 이는 비단 교육 수준의 많고 적음으로만 그치는 일은 아닌 듯하다. 그 누구든 무심코 침탈되는 정신 세계의 문제와도 맞닿아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고위 공직자, 특히 교육을 이끌 수장을 선출하는 경우에 있어서는 더욱 그렇다. 바른 교육을 실천하기 위해 애쓰는 전교조 소속 교사를 적으로 간주하는 듯한 그에게 서울시 교육 전체를 맡긴다는 것이 도무지 상상되지 않는 끔찍한 일이다.

그리고 교육감 선거가 무슨 연예인 인기 순위를 따지는 일은 아닐 것이다. 만일 그리 여긴다면 한동안 서울시 교육은 전교조 학살 싸움으로 이어질 게 자명하다. 교육은 아이들의 문제다. 이는 미래에 대한 가장 정직한 투자다. 그래서 더욱 잘 뽑아야 한다.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