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평화시위 강제연행, 세월호 학살 자인인가?/정성태

시와 칼럼 2014. 5. 18. 04:14
728x90
광주 민주화운동 전야인 17일, 서울 도심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세월호 집단 학살 만행을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서울 청계 광장 등에서 일정을 마친 일단의 사람이 평화적인 방법으로 거리 시위에 나서자, 경찰 병력이 이를 무력으로 제압하고 또 수백 명의 선량한 시민을 경찰서로 강제 연행해 갔다. 그러한 과정에서 일부 시민은 경찰이 휘두른 방패에 찍혀 부상을 입기도 했다.

그간 부정 선거 규명을 촉구하는 촛불 집회가 서울 시청 광장, 청계 광장, 서울역 광장 등을 비롯해 전국 일원에서 있었다. 그런데 줄곧 가두리 양식장 형태로 갇혀서 진행되는 바람에 대중과의 폭 넓은 공감과 소통에는 완전히 실패하고 말았다. 심지어 동일 장소에 10만 가까운 시민이 운집하기도 하였으나 성과는 전무했다. 무슨 이유 때문인지, 거리 시위를 먼저 차단한 곳이 촛불 집회를 주관했던 시국회의 집행부였다.

따라서 이에 대한 문제점을 꾸준히 제기해 오던 사람들이 주축이 되어 이번 도심 행진을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자 곧장 경찰 병력이 대대적으로 투입돼 평화적인 방법으로 거리 행진을 하던 시민 가운데 수백 명을 닥치는 대로 끌고 간 사태가 발생했다. 이는 박근혜 정권의 초조함이 극에 달해 있다는 명백한 방증이다. 아울러 시국회의가 인구 사이에서 어용 취급을 당했던 것도 결코 과언이 아니란 판단이 들기도 한다.

이제 진짜 싸움의 첫 신호탄이 오른 셈이다. 특히 세월호 집단 학살 만행에 대해서는 다수의 국민이 치를 떨고 있는 상태다. 그에 따른 공분은 가히 하늘에 닿고 있다. 최소한의 양식을 갖춘 사람이라면, 고통 가운데 숨져 간 아이들로 인해 잠을 설치고 눈가에 절로 맺히는 눈물을 주체치 못하고 있다. 가두리 광장을 박차고 일어 선 이들의 큰 용기와 정의로운 결단 앞에 깊은 존경과 한없는 박수를 드린다.

바라기는, 마음 조리며 열렬히 응원하고 있는 다수 국민의 내재된 힘을 믿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잘 정리된 전단지를 만들어 대대적인 대국민 호소도 병행할 수 있어야 할 일이다. 시위가 없는 날은 전철을 비롯해 대중이 많은 곳에서 전단지 배포 활동을 보다 집중해야 한다. 이를 통해 여론을 더욱 충만히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 부디 이 땅에 공의와 생명의 기운이 충만히 번져나기를 기원한다.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