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세월호 학살, 박근혜 정권이 답해야/정성태

시와 칼럼 2014. 5. 15.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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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가 발표한 문짝 무인기 소동은 공안 몰이의 졸렬한 민낯 가운데 일례다. 고작 낡은 문짝을 통해 남한 사회 전체를 속속히 들여다봤을 북한의 기술력은 가히 천하 무적의 태권 V다. 국방부가 국방은 치중하지 않고 북한의 가공할 기술력만 선전하고 있는 셈이다. 바로 이들이 진짜 내란 세력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다?

팬티 차림으로 얼떨결에 탈출하기 바빴던 촉탁직 바지 선장에게는 살인죄 적용 유무를 거론하면서, 정작 청해진해운 실질적 사주인 유병언 일가에 대해서는 손도 쓰지 못하고 있다. 그가 설혹 종교인이라 할지라도, 그러나 범죄의 중심 인물일 경우에는 시급히 체포해야 한다. 그런데 도망 갈 퇴로를 열어 주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길이 없다.

세월호 집단 학살에 따른 합리적 의혹이 실로 깊고 많다. 이를 냉정히 따지는 사람들을 향해 허위 사실 유포로 수사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정작 시간이 흐를수록 대부분 사실로 밝혀지고 있다. 허위 사실 유포는 정권의 발발이로 전락한 언론에 의해 자행됐음이 들춰졌다. 전원 구조라는 식의 눈을 의심케 하는 오보의 진원지는 어디란 말인가?

수사선상에 놓여 있어야 할 해경청장은 버젓히 기자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인양 업체인 언딘 사장 및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 또한 전무한 상태다. 어찌하여 300명이 넘는 선량한 인명을 수장시켰더란 말인가? 그리고 맨 처음 구조 신호를 보낸 시각은 도대체 어느 시점이란 말인가? 왜 생목숨이 학살 당해야만 했는지 박근혜 정권은 답할 수 있어야 한다.

특별법 제정을 통해 끝까지 그 진상을 낱낱히 밝혀내야 한다. 이는 비단 유가족의 문제만은 아니다. 거기 어떠한 정파적 목적이 있을 수도 없다. 다만 국가의 근본에 관한 순전한 물음에서다. 불안에 떨고 있는 국민의 안전과 생명이 걸린 막급하고 중차대한 일이기도 하다. 그 어떤 말로도 씻기지 않는 참담한 국민적 공분을 거듭 박근혜 정권에게 묻는다.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