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중도 타령은 간교한 꼼수/정성태

시와 칼럼 2014. 3. 25. 0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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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 문제를 강조하는 야권 정치인치고 그에 대해 제대로 대처하는 사람이 드물다. 재벌과 슈퍼 소득자에 대한 세제 개편이 무엇보다 시급하고 또 핵심적인 문제인데도 이에 대해서는 굳게 자물통을 채우고 있다.

그러한 정치인의 속내는 기실 따로 있다. 여론을 민생 문제에만 국한지어 호도하려는 경향성이다. 이들의 대체적인 특징은 중도 타령으로 나타난다. 현상에 대한 근원적인 문제를 교묘하게 치환시키려는 간교한 술수다. 뒤가 구린 사람일 개연성이 매우 높다.

부정과 부패를 용인하고서 민생을 논한다는 것은, 산속에 올라 숭어를 잡겠다는 발상과 하등 다르지 않다. 애초 그 논거 자체가 가당치도 않거니와 또 실현 가능성도 거의 없다. 한 마디로 거짓 선동을 위함이라는 뜻이다.

이런 부류의 입에서 복지 확충 또는 경제 민주화라는 말을 들은 바가 없다. 부정 부패 척결에 대한 그 어떠한 의지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친서민 정책과 정치 개혁에 대해 노골적인 반발만 없을 뿐, 그 이면은 실상 양의 탈을 쓴 늑대다. 진영 내부를 교란시키는 이중첩자로 의심된다.

진실로 민생을 돌 볼 확고한 의지가 있다면, 부정 부패를 일소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경제적 약자에 대한 혁신적 토대 또한 세워야 한다. 그와 함께 자기 기득권을 내려 놓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런 가운데 민생을 화두로 삼아야 진정성을 평가 받을 수 있게 된다. 그것이 이치고 순리다.

천하가 부정과 부패로 찌들어 있다. 극히 일부의 특권층에 의해 국가 전체가 난도질 당하고 있는 것이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런데 거기 어찌하여 중도 타령을 입에 담을 수 있단 말인가? 이러한 내부 간자의 알팍한 꼼수를 잠재워야 한다. 그래야 전선이 보다 명확해지고, 또 진실로 민생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활로를 열 수 있게 된다.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