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이유 있는 안철수 세력의 퇴보/정성태

시와 칼럼 2014. 1. 26.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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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과 서민을 차용했으나, 도리어 개혁의 순결함을 능멸하고 서민의 피눈물에 빨대를 꽂았던 노무현 정권의 패악상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한 기만적 행태에 따른 대중의 각성이 문국현을 정치판으로 불러 냈다. 이것이 민주당을 향한 개혁 대중의 일차 경고였다.

이후 도무지 교정되지 않은 채 오히려 더 악회되는 민주당 모습은 안철수 현상의 자연발화로 작동됐다. 그러한 불길은 천하의 그 어떤 것도 모두 태울 듯한 무서운 기세로 번졌다. 민주당의 일탈에 대한 그 지지 계층의 인내가 임계점에 다다른 것이었음을 뜻한다.

이들 두 사람은 공히 기업인 출신이란 특징이 있다. 그리고 노무현 정권과 민주당의 실정으로부터 자유롭다는 공통점도 함께 갖고 있다. 전자는 이미 실패로 돌아갔고, 후자는 무위로 끝날 개연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거기엔 기업인으로서 갖는 인식의 한계가 극명해 보인다.

기업 활동은 재화 가치의 생산 및 유통 혹은 서비스를 통해 이익을 얻는 구조다. 인적 구성에 있어서는 고용인과 피고용인의 관계에 처한다. 여기서 이념적 요소는 극히 배제된다. 다만 불특정 다수를 향한 치열한 마케팅 활동만이 남는다. 누락 계층을 향해서는 오히려 욕구를 불태운다.

그에 반해 정치 영역은 사뭇 다르다. 정책 혹은 정치적 행위를 통해 대중의 마음에 불길을 당기고 또 세를 불려야 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여기서는 기업에서 이루어지는 고용인과 피고용인 사이의 관계적 역할이 성립되지 않는다. 마치 물속의 물고기와 같이 언제든 자유롭게 유영한다.

 

수온과 수질이 맞지 않으면 머물지 못하고 떠나는 물고기의 습성과 닮아 있다. 즉, 이념적 좌표가 크게 엇나가면 언제든 이동하는 것이 대중이고 또 정치 일반의 현실이다. 노무현 정권과 민주당에 등을 돌린 개혁 대중의 그것과도 매우 흡사하다.

바로 이러한 점을 정확히 읽고 또 그에 충실히 반응했어야 옳다. 그럼에도 그렇지 못한 것이 문국현의 몰락이었고, 아울러 나날이 퇴보하고 있는 안철수 또한 그렇다. 그것이 본인들의 의지에 의한 것인지 또는 주변 핵심 참모들에 의한 것인지는 명확치 않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길을 잘못 들었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민주당이 잘하고 있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노무현 정권의 실정에 대한 면죄부가 발부되었다는 것 역시 아니다. 앞으로도 그러한 현상은 언제든 재현될 공산이 크다. 다만 민주당이 향후 어떤 모습을 보여 줄 수 있느냐에 따라 그 향배가 달라질 뿐이다.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