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지리멸렬 야권 진영 답답증이 깊다/정성태

시와 칼럼 2014. 1. 20.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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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김한길 대표, 제 1야당 수장으로서는 도무지 몸에 맞지 않는 옷을 걸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길 없다. 차라리 청와대 이정현과 함께 박근혜 정권의 환관 역할을 맡는 것이 보다 그의 격에 어울릴 것으로 판단된다.

그에 대해 냉정히 평가하자면, 작금의 난국을 돌파하기에는 담력과 지략 면에서 크게 부족하다. 그뿐 아니라 임기응변 또한 매우 미흡해 보인다. 한 마디로 수준 이하의 정치적 행보로, 제 1야당을 이끌만한 재목이 못된다는 뜻이다.

그가 박근혜 정권을 향해 '사회적 대타협 위원회'를 설치할 것을 제안했다. 그런데 도대체 무엇을 타협하겠다는 것인가? 관권 부정선거? 이명박 비리 의혹? 기간산업 민영화? 의료 영리화? 역사 교과서 왜곡?

그러한 발상은 주객이 전도된 풋내나는 짓이다. 실컷 얻어터진 놈이 오히려 잘못했다고 머리 조아려 손 싹싹 비는 것과 같은 행태다. 자칫 여론를 호도하기 위한 간사스런 의도가 숨겨진 것으로 읽히기도 한다.

그런데 안철수 진영의 금태섭 변호사 말도 이젠 몹시 식상하게 들린다. 아니 낡고 쉰내가 나는 지경이다. 그러니까 오는 지방선거에서 야권의 선거 연합을 주장하는 민주당더러 먼저 혁신할 것을 주문한 것이 그것이다.

물론 원론적으로 옳은 말이다. 그러나 저들은 그럴 의지가 별로 없어 보인다. 그래서 쓸데 없는 소리라는 것이다. 그보다는 오히려 안철수 진영이 정당 혹은 정치 혁신의 모범을 보여야 옳다. 그런데도 여태 민주당과 무엇이 어떻게 다르더란 말인가?

우리 속담에 "제 아무리 좋은 말이라도 석자리 반이다"라고 한다. 이미 유통 기한이 훌쩍 지난 제품으로 언제까지 고객을 현혹하겠다는 것인가? 그런 정도의 빈약함으로는 도리어 핀잔만 되돌려 받을 뿐이다.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