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극우 반동 세력 좌시하면 국가 미래 없어/정성태

시와 칼럼 2013. 11. 29.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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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가 임계 상황에 다다랐다. 그 징후를 보여주 듯 여기 저기서 둑 무너지는 소리가 거세다. 대선 부정선거는 그것을 향한 표면적 현상이며 하나의 신호탄일 뿐이다. 그 동안 내재된 불안 요인이 부정선거라는 매개점을 통해 한꺼번에 폭발하는 중이다. 끝내 터져야 할 것이 터지고 있는 것에 다름 아니다.

 

이는 수치를 통해서 보다 극명해진다. OECD 34개국 가운데 한국의 빈곤률은 작년 7위에 이어 올해는 6위를 기록하고 있다. 날로 개선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악화되고 있어서 문제의 심각성은 더한다. 이 가운데 노인 빈곤률은 1위로 이는 OECD 평균 4배에 육박한다. 그에 따른 노인 자살률 1등이라는 불명예까지 달고 있다. 날로 극심해지고 있는 양극화는 폭풍전야의 그것이다.

 

이를 반증하듯, 민심의 풍항계라고 할 수 있는 종교계 5대 종파가 시국선언 대열에 참여하고 있다. 급기야 천주교 서울 대교구장인 염수정 대주교가 강론을 통해 "세상의 부조리와 불평등을 변화시키는 데 주저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이보다 며칠 전에 있었던 강론에서는 "사제들이 정치적, 사회적으로 직접 개입해서는 안 된다"라고 했던 것과는 완전히 배치되는 내용이어서 주목된다.

 

특별히 그가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을 인용, "성전 안에만 안주하는 교회가 아니라 거리로 나가 멍들고 상처받고 더러워진 교회를 원한다고 하셨다"라는 대목을 강조했다는 점이다. 아울러 그는 이에 대해 설명하기를 "오늘의 교회가 물질주의 영향을 받아 교회의 본질을 잃어버린 것을 경계하신 것", "교회가 사랑과 나눔을 구호나 이상적인 외침이나 이론이 아니라 직접 몸으로 실천하라는 말씀이다"라며 "우리가 가난한 이들, 소외받은 이들, 고통받은 이들과 함께 하고 있는지 반성해야 한다"라고 강조함으로서, 교황청과의 교감에 의한 것이 아니냐라는 추측까지 낳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해고된 상태로 거리를 떠돌던 쌍용차 노동자들에게 47억 원을 배상하라는 법원의 1심 판결은 비단 노동계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를 경악케 하기에 충분하다. 이는 자본에 의해 살해된 노동자들을 향해 거듭 확인 사살을 시도한 것에 비견된다.

 

대외적으로는 중국과 일본 그리고 러시아의 조롱거리가 되고 있으며, 미국으로부터는 철저히 무시 받고 있다. 철학 없는 정권, 부정한 권력을 향한 강대국들의 발길질인 셈이다. 이로 인해 국가의 위신은 처참하게 추락하고 있으며, 그에 맞물려 애꿎은 국민만 우스갯거리로 전락되고 있다.

 

재벌과 부자에게는 세금을 깍아 주면서, 한없이 가난하고 서러운 다수 서민의 쌈짓돈은 털어 내겠다는 정권의 발상은 공권력에 의한 명백한 범죄다. 이런 정권이 멀쩡하다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수치일 뿐만 아니라, 다수 국민에게는 가혹한 형벌이 되고 있다. 극우 반동세력을 무너트려야 하는 분명한 이유다.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