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국회를 갈아 엎어라/정성태

시와 칼럼 2013. 8. 2.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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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3월 기준 우리 나라 순자산의 절반 가량이 소득 상위 10% 계층에 집중되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순자산 하위 50%인 1분위부터 5분위 계층의 보유액은 전체의 9.5%에 그쳤다. 특히 순자산 최하위인 1분위 계층의 자산 점유율은 - 0.4%로, 이는 오히려 빚이 더 많은 것임을 뜻한다.

 

다시 말해 전체 국민의 절반 가량이, 상위 계층 10%에게 자신의 고혈을 그대로 흡혈 당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최근 나타난 소득증가율 동향에 의하면 그 사정은 더욱 심각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하위 20% 계층의 소득은 오히려 줄고 있는 반면, 상위 계층에서는 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득 대비 하위 50% 계층의 자녀가 사회적으로 큰 성공을 이룰 가능성은 산술적으로 매우 낮다. 거기에 게임의 법칙 또한 공정하지 않다. 결코 낭만적이지 않은 현실이다. 그렇다고 낳은 부모 탓을 할 수는 없다. 다만 거기 순치시키려는 정치 권력의 기만술과 야만성에 대해 반항해야 하다.


그러나 가야 할 길은 그리 녹녹치 않다. 집권 새누리당도 그렇거니와 제 1야당인 민주당 또한 부패 지수가 상당한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다만 그 정도에 있어서 도토리 키재기 수준이 아니기를 바랄 뿐이다. 그렇다면 정녕 보다 인간적 삶을 향한 해결책은 없는가? 단언컨데 그렇지 않다.

 

그렇다, 먹고 살기 바쁘다는 이유로 세상의 부도덕함에 대한 방관자가 되어서는 안된다. 극도로 타락한 정치 권력에 대해 이를 모른체 방기한다면, 원치 않게도 그 자신 또한 같은 공범이 된다. 최소한 의회 권력, 더 작게는 제1 야당이라도 제 역활을 충실히 감당하면 획기적으로 달라진다.

때문에 다수 국민의 고혈을 흡혈하는 재벌의 전횡에 대한 감시 체계를 획기적으로 갖춰야 함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리고 이와 함께, 이들로부터 목덜미 잡혀 있는 정치 권력을 척결해야 한다. 새누리당과 민주당 공히 다르지 않다. 특히 야당 기능을 상실한 민주당도 걸림돌일 뿐이다.

그런데 이들 두 거대 정당을 아직도 지지하는 이들을 보면 슬프다. 더욱이 어떤 광기에 가까운 믿음을 지닌 부류를 접하면 몹시 가엽기까지 하다. 솔직한 심정을 밝히자면, 그 머리에 청진기를 대보고 싶다. 이제 그만 미몽에서 깨어나야 한다. 집착과 아집을 벗어 던질 때 비로소 내일이 열린다.

 

한 번 따져 보자. 새누리당은 그 내용에 있어서 사실상 정당이 아니다. 냉정히 평가하자면, 우리사회의 특권 세력을 위한 이익 집단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저들 집단이 원내 제 1당을 차지하는 경우가 대체적이다. 국민의 이름을 팔아 합법적 로비 기관에 불과한 저들이 왜 득세하는 것일까?

이는 야당의 무기력에서도 크게 기인한다. 아울러 제 1야당인 민주당 또한 하나의 이익 집단으로 국민들 뇌리에 인식되고 있다는 점이다. 여야가 서로 범법 행위에 뒤엉켜 있는지라, 사정 기관 또한 손조차 대지 못하는 비극이 자리하고 있다. 거기 서민 대중의 피눈물도 고스란히 스며 있다.

 

그에 따른 반동 심리가 작동하고 있다. 차라리 있는 놈이 낫다라는 심리적 기재인 셈이다. 이제 입법 기관을 입법해야 할 시점을 맞고 있다. 특별수사청 설립도 반드시 요구된다. 안철수와 그 주변 세력도 지금과 같은 자세로는 어렵다. 풍찬노숙을 두려워 않는 그런 각오 없이는 만 년 하청이다.

 

정성태 : 시인 /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