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문재인 그 수치스러운 이름/정성태

시와 칼럼 2013. 7. 23.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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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기록원에 NLL 관련 기록물이 없다고 한다. 이쯤되면 정치권 스스로의 수준이 3류 하급 동물에 머물고 있음을 국내외에 공개 천명한 셈이다. 국민적 자존감에도 씻기 어려운 깊은 상처다. 예상했던 바와 같이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이에 대한 책임 소재를 놓고 거듭 정치 공방에 나서고 있다.

새누리당에서는 법적 책임을 따지겠다는 기세다. 애초 공개 자체를 해서는 결코 안되는 일이었다. 그러나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야합을 통해 국회에서 이를 통과시키는 사상 초유의 만행을 저지른다. 민주당 측에서는 친노 수장 문재인 의원이 이를 주도적으로 이끌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여기서 보다 중요하게 살펴야 할 점이 있다. 바로 그들 두 집단의 이해 관계가 서로 절묘하게 맞닿아 있음이다. 새누리당은 그들의 최대 아킬레스 건인 국정원 사태를 수면 아래로 잠재울 수 있다. 문재인 또한 가당치 않은 자신의 존재감을 어떻게든 상승시키는 계기로 삼겠다는 셈법이다.


실로 불쾌하고 사악한 일이다. 정치가 그 본연의 역할은 방기한 채, 오직 권력 투쟁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거기 진실과 민생의 호곡소리는 철저히 가려지고 있다. 인구 사이에서는 이를 일컬어 '그들만을 위한 적대적 공존법'이라는 비아냥으로 회자되고 있다. 직설화법을 쓰자면, 서로 짜고 치는 투전판이다.

이러한 세간의 의구심에는 그럴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 NLL 논란 과정을 유심히 들여다 보면 곧장 답이 나온다. 문재인 의원은 애시당초 국정원 부정선거 개입이라는 엄청난 사태에는 모르쇠로 일관했다. 그러다 새누리당에서 NLL 건을 들고 나오자, 기다렸다는 듯이 반색하였음을 상기할 일이다.

그가 보필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을 부관참시하는 상상조차 못할 불충에 다름 아니다. 오직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사악한 행태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거기 국가에 대한 충성심은 찾을 길 없고, 도탄에 빠진 다수 국민의 젖은 눈물 또한 안중에 없다. 오직 사적 욕망만이 팽배할 따름이다.

작금의 폭풍 정국에서 가장 중대하고 핵심적인 사안은 국정원의 부정선거 개입이다. 초등학생 정도의 사고력만 갖추고 있어도 쉽게 파악되는 대목이다. 이를 반증하듯 국민 여론도 70% 넘게 부정적이다. 도무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엄청난 범법 행위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고스란히 투영된 것이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배후 인물로 이명박 전 대통령을 지목하는 여론도 팽배하다. 박근혜 정권으로서는 도저히 빠져 나갈 수 없는 상황이다. 아울러 야권은 국정원 개혁과 함께 쌍두 마차를 끌고 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그런데 그만 새누리당이 쳐 놓은 NLL 그물망에 조자룡 헌칼을 휘두르고 만다.

결국 새누리당은 NLL 건으로 계속 싸움을 끌고 간다. 아니 더욱 확대시킬 조짐이다. 국정원 관련 국정조사마저 무력화시키겠다는 복안도 담고 있다. 여기에 문재인 의원은 그저 질질 끌려 다닌다. 그러다 마침내 하는 말이 "NLL 건은 그만 멈추자"라는 발언을 한다. 그야말로 똥지게꾼 수준이다.

거듭 살펴보자. 출처 불명의 NLL 내용을 놓고 처음엔 독해력 경진대회였다. 이후 문건의 유무를 놓고 삿대질이었다. 그러다 끝내 문건이 없다는 것이다. 그들이 두 지붕 한 식구임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외형상으론 싸움질이다. 물론 해떨어진 저녁에는 은밀히 만나 폭탄주에 러브샷이다.

민주당을 야당으로 인식하는 순진무구한 사람들을 생각하면 가슴 저민다. 권력욕에 환장해 별의별 추악한 모습을 다하고 있는데도 그저 친노 맹목화에 정신줄 놓고 있다. 무슨 해괴한 종교 집단의 사술에 빠져든 사람들과 엇비슷한 행태다. 수구세력의 먹잇감이 될 수밖에 없는 매우 저렴한 행태다.

 

언제든 떠날 수 있는 자세여야 한다. 자신의 돌이킬 수 없는 과오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이 올바른 정치인의 도리다. 권력욕에 집착해 더는 추악한 작태를 일삼지 말아야 한다. 선수 교체가 필요한 시점에서는 바톤을 넘길 수 있는 용기가 요구된다.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는 절대 게임의 승자가 될 수 없는 까닭이다.
 

정성태 : 시인 /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