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박근혜 당선은 친노세력에 대한 국민적 거부감 반증/정성태

시와 칼럼 2012. 12. 20.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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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51.6%를 득표하며 대통령에 당선됐다. 박근혜 후보는 호남지역에서 평균 10.4%의 득표율을 보이며 두 자릿수 획득 목표를 달성했다. 수도권 평균에서도 친노 수장인 문재인 후보를 앞섰다. 충청권 또한 모두 석권했다.


이번 대선에서 당혹스런 점은 기실 따로 있다. 안철수 후보가 친노세력의 협박성 압력에 의해 후보직 사퇴를 결정하는 순간 투표율이 65% 내외에 머물 것으로 관측되었다. 그러나 이후 야권 후보에 대한 간접적 지지발표와 투표독려가 뒤따르면서 투표율은 70%를 다소 상회하는 정도에서 그칠 것으로 전망됐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그러한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75.8%를 기록했다.


이러한 이면에는 안철수 후보에 의한 영향도 적잖게 작용했지만, 또 다른 중요 변수가 숨어 있다. 선거가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여야 사이의 지지율 격차가 초박빙 양상을 보이면서 보수 세력을 투표장으로 더욱 유인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는 고령화 사회로의 이입에 따른 장년층의 인구가 청년층보다 많아진 측면도 고려할 수 있다.


선거 초반,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만 이루면 친노 수장 문재인 후보의 대통령 당선은 확실할 것처럼 나발을 불던 민통당 내 친노세력의 호기는 여지없이 싸구려 변죽으로 끝나고 말았다. 이명박 권력에 대한 정권교체 여론이 비등한 가운데서도, 이를 제대로 담아내지 못한 채 야당이 패한 결정적인 요인은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될 수 있다.

첫째, 친노세력에 대한 국민적 반감이 여전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그들의 치졸한 정치적 행태에 대한 공분이다. 민통당 대선후보 선출과정에 있어서 친노세력에 의한 모바일 조작 의혹을 비롯한 억지 혐의가 짙은 문재인 후보 만들기는 다수 국민으로 하여금 염증을 유발하기에 충분했다.


이후 안철수 교수와의 단일화 과정에서도, 친노세력에 의한 비열한 언론플레이 그리고 후보 양보를 종용하며 쏟아내는 협박성 발언 등은 그야말로 적잖은 이에게 분심으로 작용했다. 거듭 친노세력의 간악함에 치를 떨고도 남음이 있는 대목이었다.

둘째, 선거 전략에 있어서 박근혜 후보가 압도한 측면이 있다. 문재인 후보가 유신타령을 들고 나오자, 박근혜 후보가 곧장 실패한 노무현 정권으로 맞불을 놨다. 유신정권은 수십 년 전에 울린 총성과 함께 막을 내린 권력이다. 따라서 그 직접 피해 관계자가 아니라면 대체로 묻어진 기억이다. 그러나 노무현 정권의 대국민 기만성은 불과 5년 전의 일로 국민들 뇌리에 생생한 형태로 여전히 재생되고 있다.


이처럼 문재인 후보가 과거와의 싸움에 허덕거리며 뒷걸음질을 하는 사이, 박근혜 후보는 시종일관 민생과 국민통합을 외치며 삶에 지친 현장을 다독이고 또 경제민주화를 주창하며 미래적 메시지를 전했다.

이는 결국 안철수 교수의 문재인 후보 지지에도 불구하고 전체 판세를 뒤엎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더더욱 안철수가 문재인이 아닌 까닭이기도 하다. 정치인 안철수를 통해 한국 정치가 쇄신되고 또 그러한 기조 위에서 민생이 안정되기를 열망하는 적잖은 국민이 안철수에게 열화와 같은 지지를 보낸 것이다. 친노 수장 문재인 카드로서는 결코 담아낼 수 없는 못미더운 그릇이었던 셈이다.

 

따라서 이번 선거 결과를 놓고 박근혜 후보와 보수세력의 승리라고 평가하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변화를 열망하는 국민적 성원을 제대로 견인하지 못한 친노세력의 패배로 보는 것이 보다 타당하다. 그리고 지금보다는 더 나은 세상이 되기를 염원하는 국민적 기대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라는 것이다. 이를 박근혜 당선자와 새누리당은 명심할 수 있어야 한다.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