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친노 패권주의 분쇄는 민주당 흥망의 열쇠/정성태

시와 칼럼 2012. 12. 25. 0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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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권력에 대한 정권교체 요구가 비등한 상황에서 치루어진 대통령 선거. 따라서 야당의 승리가 당연시 됐음에도 불구하고 선거 결과는 문재인의 패배로 막을 내렸다. 사실 민주당은 패배를 자초한 측면이 강하다. 이길 수밖에 없는 선거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지게 된 결정적 요인은 친노 패권주의에 대한 국민적 거부감이다.


50대 유권자 90% 가량이 투표장으로 몰렸다. 7080 세대로, 독재와 맞서 싸운 전투 경험이 있는 연령대다. 투철한 의식과 함께 삶의 연륜에 따른 현실 조율 능력도 갖춘 유권층이다. 그런데 이러한 50대가 문재인 대신 박근혜를 택했다. 불과 10년 전에는 대거 노무현을 찍었던 그들이, 어찌하여 이번에는 노무현의 최측근 가신인 문재인을 버린 것일까?


이유는 분명하다. 노무현 정권의 기만성과 무능함이 오버랩 되었기 때문이다. 서민의 이름을 차용해 서민을 압살하고, 개혁을 참칭해 개혁을 능멸했던 데 대한 심판적인 기류가 강했다. 그들은 결코 보수적 색채가 아니다. 다만 친노세력의 기만적 행태에 대한 응징의 성격을 띈 셈이다.


지난 총선을 복기하면 해답은 보다 분명해진다. 선거 초반 최대 160석이 예견되었으나, 결과는 128석에 머물렀다. 바로 친노세력이 전횡을 일삼으며 선거 전면에 나선 때문이다. 친노들이 민통당 선거판을 온통 흔들어 대면서 국민적 시선은 차츰 싸늘하게 변해 갔다. 총선일이 날로 가까워지면서 패배의 그림자가 이곳저곳에서 깊게 드리워졌다.


그런데도 반성은커녕, 대선에서조차 친노 수장인 문재인을 간판으로 삼기 위해 온갖 꼼수를 부렸으니 패하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한 일이 되었던 것이다. 더욱이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에서 보여준 친노세력의 치졸하고 간악한 행태는 국민적 공분을 불러오기에 충분했다.


물론 선거 전략에 있어서도 민주당은 시대정신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했다. 다수 국민이 겪고 있는 고통스런 현실을 타파할 현실적 대안 그리고 미래에 대한 메시지 전달에 있어서 매우 취약했다. 허다한 에너지를 유신독재 타령으로 헛발질하는 사이, 삶에 신음하고 있는 민생의 고통은 날로 깊어 갔다. 그것을 견인하지 못하는 야당에 대한 원망도 하늘을 찔렀다.


그렇듯 총선과 대선을 고스란히 헌납한 친노 패거리들이 또 다시 당내 권력을 독점하기 위해 여전히 정당쇄신을 거부하고 있다. 조직 공동체가 괴사되어도 자신들만 칼자루 휘두를 수 있으면 된다는 식이다. 표리부동하고 또 아전인수를 일삼는 도무지 답이 없는 집단이다. 민주당이 찢어지는 것은 이제 시간문제다. 정당쇄신의 신호탄이 바로 거기 있다.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