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시집]

겨울 강가 선술집에서/정성태

시와 칼럼 2012. 12. 12.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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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강가 선술집에서

 

 

바람이 매섭다

사람들은 모두 두터운 외투를 걸치고

젖은 발길 힘겹게

이승의 횡단보도를 건넌다.

 

어디로 가는 걸까

아직 남은 술잔엔 별빛이 여물고

마저 못다 한 얘기도 황망히 남아 있는데

뿔뿔이, 어찌 저리들 돌아만 서는가.

 

낡은 외투 깃을 세우며

지금은 그도 떠나야 할 자리

그러나 누군가 또 돌아와 앉아

차츰 익어가는 술병의 마개를 따리니

 

내내 유구하여라

상생의 갈등

생사의 모순이 하나로 아울리는

저 강물의 비원과도 같이.

 

 

詩 정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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