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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강가 선술집에서
바람이 매섭다
사람들은 모두 두터운 외투를 걸치고
젖은 발길 힘겹게
이승의 횡단보도를 건넌다.
어디로 가는 걸까
아직 남은 술잔엔 별빛이 여물고
마저 못다 한 얘기도 황망히 남아 있는데
뿔뿔이, 어찌 저리들 돌아만 서는가.
낡은 외투 깃을 세우며
지금은 그도 떠나야 할 자리
그러나 누군가 또 돌아와 앉아
차츰 익어가는 술병의 마개를 따리니
내내 유구하여라
상생의 갈등
생사의 모순이 하나로 아울리는
저 강물의 비원과도 같이.
詩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