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문재인 씨는 새누리당 후보가 보다 타당한 일/정성태

시와 칼럼 2012. 10. 24. 0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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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수권 가능한 정당인가? 현재 나타나고 있는 모습만으로는 결코 그렇지 않다. 이러한 단정에 대해 서운해 할 사람이 있겠으나, 사실이 그런 것을 어쩌란 말인가. 무슨 말인고 하니, 자칫 잘못하다간 죽 쒀서 개 주는 꼴을 당한다는 것이다.


확인하는 차원에서 지난 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의 위세를 다시금 상기해 보자. 국회 과반 이상 의석을 점하며 의회권력마저 틀어쥔 채 막강 권력을 휘둘렀던 당시, 그들이 애초 국민과 공약했던 바와는 완전히 이반되는 작태를 서슴지 않는다.


재벌개혁을 단행하겠다는 말과는 달리, 노동환경을 제도적으로 더욱 열악한 상황으로 내어 쫒음으로서 다수 국민을 노예적 삶으로 전락시켰다. 집 없는 설움을 일소하겠다며 표를 빗질하였으나, 정작 수도권 아파트값은 하늘 높은 것을 전혀 부러워하지 않았다. 사학에 대한 관리감독을 통해 대학등록금을 낮추기는커녕, 오히려 적잖은 대학생이 빚쟁이가 되어야만 하는 운명으로 몰아넣었다. 취업을 걱정하는 젊은이의 애절한 질문에 대해 “그건 개인의 문제다”라며 쏘아붙인 유00 씨의 망발은 죽음으로 사죄해도 씻기지 않을 천박한 인식의 발로였다.


부안 방사선폐기장 부지선정에 있어서 이를 반대하는 군민을 향한 몽둥이와 방패 그리고 군홧발을 통한 무차별적 유혈진압, 아울러 대추리 미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주민들에 대한 전투상황을 방불케 하는 살인진압은 전두환 정권의 광주학살을 연상케 하기에 충분했다. 미국의 중동패권 강화와 석유찬탈이 목적인 이라크전에 1차 파병도 모자라, 자국민인 김선일 씨가 볼모로 잡혀 있는 상황에서도 서둘러 2차 파병을 약속해줌으로서 젊은 목숨이 사막의 모래바람과 함께 사라져야만 했다.


노무현 정권에서 비롯돼 이명박 정권에서 막을 내린 한미FTA는 향후 우리사회의 건강성을 치명적으로 악화시킬 것이란 전망이 주도적이다. 민간기업 부문에 있어서는 일정 부분 주고받는 것이 있을 수 있는 것이라고 애써 양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전기, 수도, 가스, 철도, 의료 등과 같은 공공서비스 기능이 무너질 개연성이 너무도 다분하다. 그로인한 폐해는 고스란히 서민이 떠안아야 하는 몫이다. 그런데도 친노들에 의해 줄곧 노무현의 FTA는 착한 것인데, 이명박의 FTA는 악한 것이란 식의 여론호도는 그야말로 풀 뜯는 소도 웃고 갈 일이다.

그렇다면 짚고 가자. 지난 노무현 정권에서 청와대 민정수석, 시민사회수석, 비서실장을 역임하며 권력의 정점에서 막강 칼자루를 휘두르던 문재인 씨가 민주당의 대선후보로 나서고 있다. 노무현 정권의 숱한 극우적 정책과 일탈이 그와 직간접으로 밀접하게 연계되고 있다는 것쯤은 초등학생이라도 쉽사리 눈치 챌 수 있는 사안이다. 그런데도 이런 그를 대선후보로 선출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작금의 민주당이 친노 프레임에 그대로 갇혀 있다는 것을 명확히 입증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즉, 말로는 서민과 개혁을 짖어대면서도 그 실상은 그것들을 파괴하고 수탈하는 집단이란 것을 스스로 고백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몇 가지 더 살펴보자. 친일청산에 있어서, 이를 주도한 자들의 조상이 악질 친일파로 밝혀지면서 별반 성과 없이 꼬리까지 감추고 말았다. 국보법 개폐논의에 있어서도 문구 하나 수정하지 못한 채 오늘에 이르고 있다. 사학법 개정 또한 예외는 아니다. 열린우리당에서 절반이 넘는 의석을 갖고 있고, 또 숱한 개혁적 의제마다 민노당이 적극 지원하였다. 구 민주당 또한 대부분 찬성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해결하지 않았다. 이는 그들의 말과는 달리 그 속내와 의지는 전혀 딴판이었다는 것을 여실히 입증하는 대목이다. 아울러 선거 때만 적절히 차용하고선 용도폐기하고 마는 야바위 집단에 불과하다.

문재인 씨는 정책적 극우성만이 아닌, 극렬한 지역주의자로서의 면모까지 여실히 드러낸 바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을 어떻게든 폄하하기 위해 급기야 한나라당과의 공조를 통해 햇볕정책을 억지 특검으로 밀어 붙인 것은 그의 인성을 의심하기에 충분했다. 그런 측면에서 보자면, 문재인 씨는 새누리당 대선후보로서는 어떨지 모르겠으나, 민주당 대선후보로서는 완전히 자격을 상실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 그가 진보진영의 대권후보로 나선 것 자체부터가 이미 세간의 비웃음을 낳기에 충분하다.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온갖 말잔치가 풍성하다. 경제민주화, 반값등록금, 국민통합, 재벌개혁, 사법개혁, 정치쇄신 등과 같은 구호가 요란하다. 우리사회가 시급히 해결해야만 되는 분명한 사안임에는 이의가 있을 수 없다. 그런지라 선거 앞두고 무슨 달콤한 말인들 못하겠느냐고 애써 넘기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문재인 씨는 그 자신의 양심에 정직하게 귀 기울여야 한다. 서민의 눈물 젖은 땀과 피의 노정이 그대로 담긴 저축은행 사태와 연계해서도 그렇다. 손바닥으로 자신의 눈은 가릴 수 있을지 모를 일이나, 민심과 하늘은 가리지 못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일이다.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