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민주당 쇄신의 단초는 문재인 씨의 후보 사퇴로부터/정성태

시와 칼럼 2012. 10. 20.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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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기반성 없는 국민적 혐오대상 친노세력으로는 대선승리 어려워 - 


대통령 선거일이 불과 2달도 채 남지 않았다. 이런 시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리서치뷰’가 18일~19일, 호남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야권 후보적합도를 묻는 질문에서 안철수 후보 60.2%, 문재인 후보 35.2%로 나타났다. 이는 시간이 갈수록 그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기저에는 노무현 정권의 사이비성과 기만적 작태에서 기인하는 바가 실로 크고 깊다. 노동3악법을 통해 경제적 약자를 제도적으로 양산함으로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의 심화를 초래하였으며, 이는 결국 중산층의 끝없는 몰락과 함께 사회적 기반 또한 매우 취약한 상황으로 내몰렸다. 입술로는 서민을 찾았으나, 그 실상은 삼성공화국이란 칭송 아닌 칭송을 얻었으니 더 말해 무슨 소용이랴. 서민의 고혈을 빨아 재벌의 배를 채웠으니 죽어 마땅한 죄다.


그러나 여기에는 친노세력의 정치적 몰락으로만 그치지 않는다는데 문제의 핵심이 있다. 그들에 의해 무차별적으로 피폐해진 우리 사회의 건강성이 그것이다. 일찍이 꿈을 잃은 젊은이들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으로 작동하고 있으며, 결혼적령기에 이른 연령층에서는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인해 결혼을 미루거나 또는 포기하고 있다. 설혹 결혼을 하더라도 출산과 육아 그리고 교육에 대한 부담감은 애써 아이 낳기를 거부하고 있다.


이와 함께 노무현 정권의 차디찬 호남 홀대도 간과할 수 없다. 친노세력에 대한 국민적 적대감은 차치하고라도, 그 정권을 탄생시켰던 호남 민심조차 친노세력에 대한 반감이 이미 위험 수위를 넘어 섰다. 바로 그 자리에 명분을 축적하고 있는 안철수 후보가 자리하고 있으며, 우리사회의 건강성을 회복할 수 있는 새로운 동력으로 삼고자 하는 열망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민주당 쇄신이란 측면에서도 친노세력이 장악한 현재의 민주당은 국민적 혐오감을 불러내기에 충분하다. 지난 노무현 정권 하에서 자신들의 치부에만 혈안이 된 채 서민의 삶을 나락으로 떨어트린 죄과에 대한 자기반성과 참회어린 사과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런 자들이 선거를 앞두고서 또 다시 온갖 감언이설로 표를 구걸하는 것 자체가 유권자에 대한 희롱인 것이다.


아울러 조직의 정체성에서도 문제는 심각하다. 새누리당에서 정치를 해야 마땅한 자들이 민주당 간판을 달고 버젓이 국회에 입성하는 촌극을 빚었으니, 무슨 염치로 정치개혁을 입에 담을 수 있겠는가. 이는 문재인 후보도 결코 예외가 아니다. 그 자신이 인적 청산의 대상으로 지목되고 있는 판국에 도대체 무엇으로 어떻게 정치쇄신을 이룰 수 있단 말인가.


이제 모든 것은 명확해졌다. 그 자신이 심판의 대상일 뿐인 문재인 후보는 조속한 시일 내에 후보직을 사퇴하고 고향으로 향하는 열차에 몸을 싣는 것도 나쁘지 않다. 혹여 백의종군할 수 있는 기회라도 주어진다면 겸양한 자세로 임할 일이다. 더 망가지고 처참하게 깨진 후에 물러선다면 그나마 명분마저 잃게 된다는 점을 깊이 숙고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