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민주당의 오만과 무능에 대한 응징/정성태

시와 칼럼 2010. 7. 29.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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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의 '친서민적 발언과 정책기조 예고' 위력 발휘

 

7.28 재보궐 선거가 한나라당의 압승으로 막을 내렸다.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을 거둔 지 불과 2달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판이하게 뒤바뀐 선거 결과다. 한나라당은 겸손한 자세로 큰 절을 올리며 표정관리에 들어간 반면, 민주당은 초상집 분위기에 휩싸였다.


민주당의 이번 재보궐 참패는 5:3이라는 단순 비교를 떠나, 그 내용면에 있어서는 훨씬 충격파가 크게 작용한다. 총 8개 선거구 가운데 7개 선거구가 본래 야당이 차지하고 있던 곳이다. 따라서 7곳을 이기고 1곳을 내준다 해도 본전인 셈이었다.

 

여기에 야권 후보단일화를 이루며 총력을 기울였던 수도권의‘은평을’에서조차 큰 표 차이로 패했을 뿐만 아니라, 텃밭인 ‘광주남구’에서도 민주노동당 후보에게 간신히 승리를 얻었다는 점은 민주당의 향후 진로에 대한 고민을 낳기에 충분하다.


특별히 눈여겨보아야 할 대목이 있다. 선거 막판에 터져 나온 한나라당 소속 의원의 여성 비하 발언과, 민주당 소속 군수의 성희롱 파문에 대한 양당의 대처 자세다. 한나라당은 자당 소속 의원에 대한 제명 조처를 적극 취하는 반면, 민주당은 “별문제 아니다”는 식으로 안이하게 일관한다.

 

똑 같은 사안에 대해, 자당 소속의 군수에게는 한없이 너그러운 민주당이, 경쟁관계에 있는 한나라당 소속 의원에 대해서는 “제명하라”며 추상같은 비판의 잣대로 압력을 가한 것이다. 민주당의 기만성이 그대로 드러난 꼴이다.


물론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또 다른 다양한 분석과 관전평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민주당의 무능에 따른 정책부재와 오만에서 기인하는 정체성 상실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 그간 민주당이 단골 메뉴로 우려먹었던 서민에 대한 립서비스가 더는 통용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러한 서민의 기댈 곳 없는 심리적 공황을 MB가 발 빠르게 차용한 측면도 강하다.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지속되어진 MB의 친서민적인 발언과 그러한 정책기조로의 전환이 예고되면서 이번 재보궐 승패에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는 MB 정부의 민간인 사찰문제, 천안함 침몰사태, 리비아와의 외교마찰 등과 같은 일련의 대형 악재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이 7.28 재보궐 선거를 압승으로 이끈 견인차 노릇을 충실히 이행했다.

 

그러나 이를 세심히 들여다보면 MB와 한나라당에 대한 국민적 지지라기보다는 민주당의 기만성과 오만 그리고 무능에 대한 각성의 촉구와 함께 응징적인 성격으로 작용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로부터 뼈아픈 교훈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