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뉴스]

안산상록을 김영환, 서신 통해 심경 토로

시와 칼럼 2009. 9. 18.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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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정세균 대표님과

저를 아껴주시는 당원 동지 여러분께!

 

 

 

안산 상록을 민주당 예비후보 김영환입니다. 아침 순방을 해야 할 처지에 있는 제가 너무나 억울하고 답답한 심정으로 어둑새벽에 일어나 이 글을 씁니다.

 

어쩌다 제게 이런 가혹한 시련이 계속되는 것인지 지난 일을 되돌아보고 있습니다. 모두가 제가 부족하고 미흡하여 생긴 일이겠지요. 실제로 그리 생각하고 있습니다.

 

요 며칠 동안 중요 당직자가 김근태 전 의원님의 전략공천을 기정사실화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당의 결정인지 또는 정세균 대표님의 지시나 동의 위에 이뤄진 것인지 그리고 김근태 전 의원님과는 어떤 동의하에 이뤄진 것인지 궁금합니다.

 

예비후보인 저희들에게는 지금의 일이 너무도 가혹하고 불공정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도대체 저희가 무엇 때문에 이런 대우를 당해야 하는지 참으로 억울한 생각이 듭니다.

 

만일 저의 이런 입장이 여러분에게 불편이 된다면, 아니 당에 아무 쓸모가 없는 사람이라면 차라리 지금이라도 저희들을 내치셔야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자조의 마음이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도대체 박지원 실장님과 이미경 총장님이 생각하는 정세와 저의 판단이 얼마나 다르고 또 당을 위하는 마음에 어떤 차이가 있기에 제게 이런 가혹한 시련을 주신단 말입니까?

 

어제 저는 아들과 아내와 기도하면서 정치를 그만 두는 일이 있더라도 끝까지 원칙을 지키고 아무도 미워하지 말고 이번 일을 마무리하자고 다짐했습니다.

 

이곳 안산상록은 제가 8년 동안 국회의원을 한 지역이며 당시 출마하여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던 곳입니다. 그런데 선거일을 불과 40여일 밖에 남겨 놓지 않은 시점에서, 그것도 아무런 연고나 지역 기반도 없는 김근태 전 의원님을 이곳에 전략공천하겠다면 어느 누가 이것을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제가 아는 정치적 도리와 민주주의의 원칙에서 볼 때 이것은 순리가 아닙니다. 만일 이러한 일이 일어난다면 도봉구에서 김근태 전 의원님을 지난 십 수 년 동안 지지했던 당원들과의 약속은 도대체 어찌 되는 것입니까?

 

이러한 현실에서 만일 김근태 전 의원님이 안산에 오신다면, 도봉을 떠나 영원히 안산 시민이 되어 이곳에 사시고 또 뼈를 묻게 되는 것입니까? 저희 안산 시민의 자존심은 또 어찌 되는 것인지요? 도대체 안산시민 가운데 얼마나 김근태 전 의원님이 이곳에 오시라고 요청하고 환영한 적이 있습니까?

 

오기만 하면 본때를 보여주겠다고 벼르는 시민도 여러분 보았습니다. 도대체 이 나라 정치 수준이 이것 밖에 되지 않는가 하고 개탄하는 분도 보았습니다.

 

지금 여론조사에 70%에 다다르는 시민이 낙하산 절대 반대를 밝히고 있는데, 이를 거스르면서 굳이 전략공천을 해야 할 이유를 아무도 설명할 수 없을 것입니다.

 

왜 나머지 30%에 갇히는 선거를 자초한단 말입니까? 이 물살을 거스르면서 낙하산이냐 아니냐를 따지다가 선거패배를 당하게 될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무리하고 무모한 전략공천이 이뤄진다면 그 결과에 승복할 정치인이 누가 있겠습니까?

 

선거일이 불과 40여일 남은 시점에서 주민등록을 옮기고 거주지를 옮기고 당원을 한 분 한 분 찾아가 설득하고, 예비주자들의 협조를 구하고 시민들에게 왜 도봉구에서 이곳에 오게 된 것인지를 설명해야 하는데 너무 늦었습니다.

 

중앙당은 왜 김영환은 안 되고 또 이렇게 무원칙하게 김근태 전 의원님을 공천하게 된 것인지를 설명하게 될 것이고, 그 과정은 저를 정치적으로 완전히 매장하는 일이 될 것입니다.

 

지금 여러 조사에서 제가 알고 있는 바로는 단 한 차례도 다른 후보에게 뒤진 적이 없고, 최근에는 임종인 후보를 포함한 3자 대결에서도 승리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는 선거일이 가까워질수록 더 격차가 생기게 될 것입니다.

 

김근태 전 의원의 후보 적합도는 저의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을 중앙당도 알고 있고 저도 알고 있는 사실이지 않습니까?

 

저와 함께 하는 선거는 순풍이고 김근태 전 의원님과 하는 선거는 역풍입니다. 낙하산 공천은 너무나 위험한 무리수이며 적어도 3배는 더 힘이 드는 선거가 될 것입니다.

 

왜 본인도 적극적인 의사가 없고 시민 누구 하나도 환영하지 않는 일을 승리가 눈에 보이는 후보를 버리면서까지 해야 하는지 묻고 싶습니다. 이것은 인간적인 도리에도 맞지 않고 저 김영환에 대한 예의도 아닙니다. 저도 정치인의 한사람으로서 정치적 삶의 인격을 존중받고 싶습니다.

 

만일 김근태 전 의원님께서 안산으로 오시기로 작정하셨다면 단 하루만 이곳에 오셔서 명함을 돌리고 여론을 들어보시면 저의 충언을 정확히 아실 것입니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기획되고 또 실천에 옮겨지는 것인지 전혀 이해되지가 않습니다.

 

저는 이 문제가 민주주의에 대한 원칙의 문제임은 물론이고 아울러 당원과 유권자의 의사와 배치되는 것으로서 낙하산 공천은 이제 낡은 정치행태로 폐기되어야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일은 이곳 안산에만 국한된 일이 아니라 민주당의 정치개혁 의지와 당내 민주주의의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가 될 것입니다. 이런 결정을 하면서 정당의 개혁과 민주주의를 말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김근태 전 의원님께서 분명한 입장을 밝혀주셔서, 저희 후배 정치인들의 길을 열어주시기를 간곡히 바랍니다. 여러 번 연락을 드렸으나 연락이 되지 않아 말씀드릴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만일 중앙당이 이런 결정을 내렸다면 저희 예비후보들에게 그 이유를 설명해 주시고 또 설득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것이 제게 해 주실 수 있는 최소한의 예의라고 저는 믿습니다.

 

만일 당의 공식적인 논의와 결정이 아니라면 중앙당 일부 당직자들의 발언은 극히 자제되어야 합니다. 이것은 공언한 일이 아닙니다. 또한 결과 승복을 위해서도 지켜주셔야 할 일입니다.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제게도 민주당이 따뜻한 어머니의 강보가 되어 주시기를 당부 드립니다. 힘 있게 안산 시민들께 "저도 민주당의 사랑을 받는 정치인입니다!" 라고 자신 있게 가슴을 펴고 역전에 나가 민주당 만세를 소리쳐 부를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정세균 대표님과 지도부 여러분! 그리고 현역 의원님과 존경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

 

저 부족한 김영환을 지켜주십시오. 당과 당원 동지 여러분께 정권을 되돌려 드리는 일에 헌신하겠습니다. 기필코 정권을 되찾아 기쁨으로 모두 갚아 드리겠습니다.

 

저의 미래의 헌신을 받아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2009년 9월 18일

김 영 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