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뉴스]

이승철, “안산상록을 김영환 예비후보 개소식에 부쳐” 헌시 발표

시와 칼럼 2009. 9. 5.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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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김대중' 그리고 '김영환을 위한 발라드'
이승철 시인 “안산상록을 김영환 예비후보 개소식에 부쳐” 발표해 화제
 
정성태
▶ 김영환 예비후보    © 편집부
민족문학작가회의 사무국장을 역임한 바 있는 이승철 시인(현 한국문학평화포럼 사무총장)이 최근 '안산상록을 김영환 예비후보 개소식에 부쳐'라는 제목의 시를 발표해 화제가 되고 있다.
 
오는 10월 28일 치러지는 안산상록을 재선거에 민주당 예비후보로 나서고 있는 김영환 전 장관을 위해 쓴 헌시로,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을 연이어 잃은 슬픔을 읊는 것으로 전개되고 있다.
 
아울러 김영환 전 장관과 화자 자신 사이의 인연 그리고 민주화운동 과정 등에 얽힌 사연이 마치 파노라마를 보는 듯 생생하게 전달되고 있다.
 
이를 통해 치열하게 젊은 날을 살았던 두 사람의 삶의 모습과 그리고 당시의 긴박한 시대상을 들여다 볼 수 있어서 감동을 낳고 있다. 절절한 심정으로 써 내려간 이 시는 '김영환을 위한 발라드'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시인의 시편을 통해 여전히 살아 숨쉬는 1980년 5월의 광주가 그려진다. 임산부마저 가리지 않은 채 금남로 거리를 피로 물들였던 공수부대의 잔혹하기 그지없던 총성이 지금도 귓전을 때리게 한다. 또한 1987년 공안당국의 물고문을 받다 사망한 박종철 씨, 경찰이 쏜 최루탄에 맞아 사망한 이한열 씨 등, 6월 항쟁의 도화선으로 발전하게 된 그 뜨겁고 목마르던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이 오늘 우리 안에서 흐트러진 양심을 깨우며 들려온다.
 
김영환 전 장관은 연세대 재학시절 학생운동과 관련해 치대생으로는 전국 최초로 구속되는가 하면, 이로 인해 15년 만에 대학을 졸업하게 되는 진기록을 세운 바 있다. 수배와 감시를 받는 와중에도 생업을 잇기 위해 현장 노동자 생활을 하며 전기 관련 자격증을 다수 취득하는 등 그의 인간적 성실성과 근면함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것으로 익히 알려져 있다.
 
정계에 입문해서는 지난 15대 및 16대 총선에서 안산상록에 출마해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된 바 있으며 국민의 정부 최연소 과학기술부 장관을 역임한 바 있다. 현역 의원 시절 휴대폰 요금 15% 인하 실현, 특히 장애우 및 저소득층에 대한 30% 요금감면혜택 실현은 ‘김영환의 핸드폰 투쟁’이란 제목으로 널리 보도되기도 했다.
 
여기에 전국 초등학교의 인터넷요금 정부 지원을 실현시켜 인터넷 사용의 조기종착을 앞당겼으며, ‘전기통신사업법’에 ‘보편적 서비스’개념을 도입시켜 정부비용으로 낙도, 오지, 농촌 지역의 인터넷 및 전기통신 인프라를 구축함으로서 도시와 농촌간의 정보화 격차를 줄이는 데 크게 공헌하기도 하였다.
 
아울러 국정감사에 대한 시민단체와 피감기관의 평가에서 지난 96년에서 2000년까지 내리 연속 5년간 최우수 의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한 15대 국회의원 재직 당시에는 지역구 공약 이행율 84%로 당내 1위를 나타내는 등 눈부신 활약을 펼친 바 있다.

 
▶지난해 4월 총선 유세에서 김영환 후보에게 응원을 보내는 선거운동원들      © 추광규



다음은 이승철 시인의 시 전문이다.

 
안산상록을 김영환 예비후보 개소식에 부쳐
 

- 김영환을 위한 발라드
 
 
저리 한 순간에 봉하마을 오월 모란꽃이 뚝뚝 지고 말더니
팔월의 땡볕 아래 우리 모두의 사랑이었던 그 님도 가시고
말하자면 우린 이제 그 누굴 의지가지하며 살아가야 하나요.
시린 폭풍우 한 자락 아래 호올로 울음 울던 애기똥풀처럼
세찬 비바람에 홑옷으로 견디며 어느메서 부서져야 하나요.
 
저물녘 잔솔가지 위로 석양이 잦아들더니 억새들도 피어나
이즈음 우린 울울창창한 가슴팍으로 살아가고 있을 거외다.
말하자면 당신이었기에 가능했던 저 십년 세월들의 든든함

돌아보면 저리 성스런 한 순간이 아득히 멀고, 수풀 무성한
둔덕에 밤새도록 당신과 함께 호흡하며, 그대 곁에서 온종일
초토화되고 싶은 나날이 언제적 시절의 꽃 같은 戀歌였나요.
 
그대 없는 안산 거리에 사람 사는 세상을 기어이 만들자던 외침과
태양 같은 民主를 오롯이 모시자던 해맑은 웃음들이 찾아들더니
이제 우린 다시금 헤어지지 않을 그리운 파랑새로 살아갈 거외다.

돌아오라 정든 벗들아, 저 아스팔트 위에서 맹세했던 촛불님들아
때론 명박산성 물대포 아래 널브러지던 우리들의 큰 뜻 기억하기에
마른기침 토하며 우짖는 문풍지처럼 가늘게 찢어지던 하소연들과
밤새 지새워야 했던 나날들일지라도 왜 그리 당신만을 호명했는지
구태여 난 말하지 않겠소, 피치 못할 운명의 순간으로 다가왔을 뿐.
 
허나 입때껏 못 잊히는 건 천지에 너울거리며 반짝이던 함성소리와
그대 끈끈한 살꽃 향기와 언제든 다가와 비루한 인생을 닦아주던
그대 빛나는 헌신의 순간들, 하여 누구나 상추쌈으로 한입 가득히
넣고 싶었던 진진한 生의 교향악은 다시금 울려 퍼져야 하기에 때론
뜻밖의 별리 속에 혀끝이 감겨지던 설운 순간들의 아찔함은 야속했고

그대를 문문히 바라보면 때론 놀라워라, 오직 낮은 곳으로 임해야 했던
삶에의 파토스적 진정성과 파문처럼 겹쳐지던 마음과 깃발처럼 나부끼는
분단된 한반도 산하, 끝내 한 몸일 백두의 숨결 같은 육체의 부싯돌과
생명과 평화의 쌀겨 같은 한라의 꽃다지 숨결 속에서 마냥 솟구치고 있는

잃어버린 民主의 꽃들이 저리도 화들짝 온 천지에 가득할 때, 어서 오라!
저리도 든든한 우리시대의 不立文字로 우뚝 솟아 있는 그대 큰 이름자와
지금 이 순간 황망한 세월을 감추고 저 먼 곳만을 함께 바라보고 있기에
끝내 부활하는 그대 몸짓은 이미 우리와 더불어 저 높이 용솟음치고 있다.
 

 
■ 이승철 시인


1958년 전남 목포에서 태어나 함평에서 성장했다. 1983년 김규동 시인 추천으로 시 전문지『민의』제2집에 <평화시장에 와서> 외 8편으로 등단했다.
 
이후 나남, 인동, 산하출판사 편집장과 황토출판사 대표, 민족문학작가회의 사무국장 등을 역임했다. 주요 시집으로『당산철교 위에서』(솔출판사)『총알택시 안에서의 명상』(실천문학사)『세월아, 삶아』(두리) 등을 펴냈고, 산문집으로 『58개띠들의 이야기』(화남) 등을 펴냈다.『김대중 자서전 1,2』(일본NHK출판사 한국어판, 도서출판 인동) 책임편집자, 『대한민국 제16대 대통령 노무현 추모시집― 고마워요 미안해요 일어나요』(시인 265인 참여) 책임기획자로 참여했다.
 
현재 한국문학평화포럼 사무총장, 한국작가회의 이사, 화남출판사 편집주간으로 활동하고 있다.


2009/09/06 [06:47] ⓒ 신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