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한국경제 독버섯이 된 부동산 자영업자들/정성태

시와 칼럼 2008. 11. 29.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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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거품 붕괴......다수 국민이 고통 떠안아야만 하는 상황 맞게 돼

 

 

경기 침체와 더불어 부동산 가격이 연이은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우리나라 19세 이상 성인 남녀의 81% 가량은 여전히 부동산 가격이 지나치게 비싼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여기에는 그럴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 2006년 정부 발표를 살펴보면 절로 납득이 가게 된다. 우리나라 인구 상위 1%에 불과한 극소수 계층에 의해 전체 토지의 57%가 독점되고 있으며, 여기에 그 대상 범위를 상위 10%로 조금만 넓히게 되면 바로 그들에 의해 무려 98.3%의 부동산이 좌지우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어쩌면 당연시 읽히는 대목이다.


즉, 전체 국민의 90%에 해당하는 절대적 다수가 대한민국 개인 소유 토지의 겨우 2%만을 가지고 부대끼며 살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다소라도 여유가 있는 층에선 부동산 졸부들 흉내 내느라 별의별 수단을 동원해 부동산 시세차익 등과 같은 이전투구 양상을 꾸준히 보여 왔다.


이로 인한 전체 부동산 시장의 오만한 가격 상승은 결국 상위 10%의 극히 일부 부유층과 부동산 투기꾼들에게만 막대한 불로소득을 안겨 주게 되었던 꼴이며, 따라서 거주 개념으로 주택을 한 채만 소유하고 있거나 또는 아예 갖지 못한 층에선 상대적으로 재산가치의 끝없는 추락을 맛보아야만 했다. 시쳇말로 눈 뜨고 코 베이는 상황을 실감하며 살았던 것이다.


지난 날 산업화 과정에서 근로자들의 피눈물과 그 끝없는 희생을 딛고 마련된 성장 동력. 그러나 부동산의 줄기찬 오르막 행진으로 인해 탄력은 둔화되었으며 급기야 오늘날에는 우리 경제의 엄청난 부담이 된 채 모두의 발목을 잡고 있다.


경기 침체와 함께 맞게 된 작금의 부동산 시장 급랭은 사실 예고된 바나 다름없는 일이었다. 한껏 부풀은 풍선이 마치 터질 때만 기다리고 있는 듯 그간 마구잡이로 솟구쳤기 때문이다. 그런데 더 큰 난제는 단순히 부동산 문제로만 그치지 않는다는 데 그 심각성이 도사리고 있다.


은행을 비롯한 제2 금융권의 담보대출이 꼭지까지 차오른 부동산 매매가를 고스란히 반영한 채 이뤄졌음을 감안한다면, 향후 부동산 급락에 따른 여파로 은행 부실을 초래하게 됨은 물론이고 이에 부담은 떠안은 은행이 기업 대출 및 대금 회수 등에 있어서 극히 방어적 시스템을 가동시킬 것임이 분명하다.


과거 일본이 그랬던 것처럼 우리 역시 부동산 거품 붕괴로 인한 후유증으로 상당 기간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만 할 것이란 관측이 자연스레 가능하게 된다. 부동산 랭킹 상위 10%, 그 가운데서도 특히 1%에 해당하는 막대한 부동산 부자들의 탐욕에 의해 다수 국민이 그 고통을 고스란히 떠안아야만 하는 상황에 처해진 것이다.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