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잃어버린 5년과 극도의 부패 함께 응징해야

시와 칼럼 2007. 11. 26.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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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정권이 그 막바지를 향해 치닫고 있다. 세간에서는 잃어버린 10년이란 표현을 하는 경우도 적잖이 있는 현실이다. 김대중 정권과 노무현 정권을 싸잡아서 하는 말일 것이다. 그러나 이는 김대중에 대한 지독한 피해의식을 안고 있는 이들에 의한 악의적 험담인 측면이 다분하다.

물론 김대중 정권 역시 이런저런 오류를 범한 것이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그것이 김대중 개인의 문제이거나 또는 정부와 집권당에 의한 복합적 문제를 막론하고 말이다. 그럼에도 김대중 정권을 노무현 정권과 동일시 할 수 없는 것은, 향후 극복되어져야 할 과오도 분명히 있지만 그에 반해 업적 또한 크고 뚜렷한 까닭이다. 특별히 IMF라는 국난의 위기상황에서 정권을 이양 받았음을 고려한다면 잃어버린 10년이란 지적은 지나친 측면이 강하다.

그러나 참여정부 5년을 평가함에 있어서는 대부분의 사람이 잃어버린 세월이었다고 딱 잘라 말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혹은 빼앗긴 5년이었다고 저주 섞인 비난을 퍼붓는다. 개혁을 외치면서도 실제로는 구태를 확대 재생산했으며, 서민과 중산층 보호를 들먹였지만 내용상으로는 상위 5%만 더욱 살찌게 하고 만 결과다.

수도권 아파트 값이 3배 이상 폭등하고, 전국 어디를 막론하고 시시각각 상승하는 땅값으로 인해 부동산 부자에게만 끝 모를 고소득을 안겨 주었다. 이로 인한 다수 국민의 상대적 박탈감은 물론이고 서민경제 또한 날로 참혹한 처지로 내몰리고 말았다. 각종 경제지표는 낙제 수준에서 허덕이고 있으며 청년실업은 도무지 해갈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한 마디로 사기꾼 정권이었던 것이며 여기에 무능의 극치가 어떤 것인지를 잘 보여준 셈이다. 따라서 노무현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다수의 국민적 여론에 대해서는 그 어떤 이론의 여지도 있을 수 없다. 젖비린내 나는 자들이 자신의 무능도 부족해 그들의 힘이 되어주었던 서민대중을 향해선 끊임없는 거짓말을 일삼았으니 말이다.

그러나 문제는 여전히 심각하다. 무능한 세력에 대한 심판도 당연한 일이겠지만 그렇다고 각종 크고 작은 부패로 얼룩진 이에게 조국의 미래를 맡길 수는 없기 때문이다. 엄청난 재산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이 건강보험료로 고작 1만 원대만 납부했다고 하면 이는 충격이다. 그리고 그러한 당사자가 대통령 후보로 나서는 판국이라면 국민에게는 실로 절망일 수밖에 없으며 국가적으로는 다른 무엇으로도 보상 받을 수 없는 최대 수치임에 분명하다.

거듭 밝히거니와 노무현 정권은 심판 받아 마땅하다. 그렇다고 온갖 탈법을 아무런 거리낌 없이 저질러 온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게 국가의 미래를 맡겨서도 아니 될 말이다. 흔히 선거를 최선이 아닌 차선을 선택하는 행위라고 말한다. 무능과 부패로 규정되는 두 축의 최악을 피해 그나마 차악을 선별해야 하는 현실이 이번 대선에서의 차선의 방책이 되는 셈이다. 이러한 국민적 지혜와 안목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