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盧 대통령의 지역주의에 대한 몰이해

시와 칼럼 2007. 5. 20. 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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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씨가 지역주의를 언급했다. 5.18 기념식에 맞춰 광주를 찾은 자리에서다. 그의 발언을 간추려 보자면, 지역주의를 이용한 일부 정치인의 공천장사와 같은 정치부패, 정책과 논리로 경쟁하는 것이 아닌 욕설과 태업 등의 정치 실종에 대한 언급이다.

원론적으로 맞는 말이다. 우리 정치가 보다 선진화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시정되어야 할 문제임에 분명한 사실이다. 당선이 확실한 지역에 공천권 쥐어주며 뒷돈 챙기는 썩어 문드러진 정치인이 아니고서야 이에 대해 반론을 펼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노무현 씨에게 묻는다. 지난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의 불법자금 문제가 불거지자 관련 자료를 폐기했다고 시침이 뗀 사실을 잊었는가. 또한 어느 특정 정당의 대선 후보에 비해 그 자신의 대선자금은 1/10에 불과하다고 말하질 않았던가, 그러다 캐내면 캐낼수록 그것이 새빨간 거짓말이란 것이 만천하에 들통 나질 않았던가.

이도 모자라 걸핏하면 대통령 못해 먹겠다며 그 자신이 국민을 상대로 태업을 일삼은 사실이 도대체 몇몇 번이던가? 허구한 날을 지난 정권과 남 탓하며 허송세월 보낸 것은 또한 몇몇 번이던가? 도무지 앞뒤 분간할 수 없이 시시각각 돌변하며 비아냥대는 그의 오만방자한 발언에 대해서는 또 무어라 변명할 참인가.

거듭 노무현 씨에게 묻는다. 대통령에 당선되고 이듬해 총선에서도 열린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하게 된다. 영남에서도 의석을 얻는 수확이 있었다. 그러자 곧장 일부 정치모리배들과의 사전 조율 하에 영남발전특별위원회란 것을 둔 바 있다. 그런 이후로 각종 재보선에서의 무참한 패배를 비롯해, 심지어는 그의 고향인 김해에서조차 깨지질 않았던가.  

보다 정직해지자. 그리고 사실을 말해보자. 지난 시절 민주당이 영남을 제외한 전 지역에 거쳐 의석을 확보했음을 상기할 일이다. 그리고 이는 호남이라는 지역적 한계가 아닌 영남 군부독재 세력과 냉전주의 세력에 대한 처절한 항거이며, 아울러 민주주의에 대한 순박한 발로였음을 어찌 설명할 셈인가.

시대와 역사에 대한 고민과 통찰 없이 어찌 그런 망발을 함부로 입에 담을 수 있단 말인가. 호남의 저항정신과 영남의 집단이기적 패권주의를 동일시하는 노무현 씨의 소아적 사고체계야말로 명백한 철학부재이자 무식의 소치라 아니할 수 없다. 그리고 그의 그러한 몰이해가 결국 오늘날 개혁을 팔아 자신의 치부만을 일삼은 결과로 나타나고 말았지만 말이다.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