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고건 낙마와 노무현 몰락을 통해 얻는 교훈/정성태

시와 칼럼 2007. 2. 27. 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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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사랑과 위대한 업적은 그 만큼의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이는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의 말이다. 일개 범부에게도 해당되겠으나, 그러나 보다 원대한 꿈을 지닌 자라면 뼈에 새겨놓을 만한 구절이다. 특별히 용꿈을 꾸는 이에게 있어서는 더더욱 깊이 각인시켜야 할 대목이라 하겠다.

예시된 실증을 굳이 멀리서 찾을 필요는 없을 것이다. 역사 속 영웅들이 남긴 숱한 삶의 족적을 통해 잘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목적하고 목표한 야망을 달성하기 위해, 자신 앞에 놓인 갖은 위험에의 도전을 마다하지 않음으로서 새로운 기회를 갖게 되고, 또 이를 통해 꿈을 쟁취해 갔던 것이다.

그럼에도 이를 애써 회피하거나 또는 주어진 기회 앞에서 우유부단했던 사람들은 대개가 몰락의 길을 걸었다. 한때 대선 지지율 1위를 달리던 고건 전 국무총리의 낙마 역시 이런 맥락에서 결코 예외가 아니다. 감나무에서 홍시감이 저절로 자신의 입에 떨어지기를 기대하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은 없다.

혹자는 말하기를 “자신은 도전을 회피하지도 않았으며 아울러 우유부단하게 처신하지도 않았노라”고 항변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만일 그게 사실이라면, 목적과 목표가 잘못 설정되었기 때문이다. 피아에 대한 기준선이 불분명하고 또 그 경계점이 어떻게 형성되어 있는지를 명확히 파악하지 못했다는 반증에 불과하다.

이러다보니 어떤 사안에 대해 설왕설래하게 되고, 이는 결국 반대쪽에 있는 사람을 견인하지도 못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아군마저 점점 싸울 의욕을 잃게 함으로서 진로를 차단당한 채 우왕좌왕하다 종래엔 도태되고 만 것이다. 더 솔직하게 표현하자면, 비록 의도적이진 않았다 하더라도 결과적으로는 자신의 우군을 내어 쫒는 일만을 반복하고 만 셈이다.

노무현의 몰락도 크게 다르지 않다. 대선을 승리로 이끌기까지 그는 어떻게 싸워야 하는 지를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그가 무책임하고 졸렬한 사기꾼이었음이 만천하에 드러나고 만다. 아울러 그의 사기성 행각이 드러나는 바로 그 순간, 그 또한 차츰 진로를 차단당한 채 연신 퇴각을 반복하게 된다, 그리고 이제는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지지율 낮은 퇴임식을 준비하고 있는 처지에 놓이고 만 것이다.

우리는 여기서 교훈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 물론 그 교훈의 바탕은 마음으로부터 참된 것이어야 한다. 그저 가식적이거나 또는 일종의 요식행위가 되어서는 결단코 아니 될 말이다. 자신이 어떤 목표를 갖고 또 어떤 집단 구성원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분명히 설정하고 실천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단적으로 말하자면, 경제회복 혹은 경제성장이 누구를 위해 복무해야 하는지와 같은 물음에 대해 구체적이고 명쾌한 답변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한 가운데 지지 세력이 형성되는 것이고, 이는 자신 앞에 놓인 숱한 도전 과제들과 맞서 싸울 수 있는 힘으로 작용하게 되는 것이다.

누구에게나 꿈은 결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게 비록 크고 작고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다만 스스로에게 진실되고, 그 양심 위에 부끄럽지 않아야 한다. 그럴 때라야만 온갖 위험 앞에서도 용기 있게 행동할 수 있게 된다. 또 그런 자라야만 자신의 꿈을 성취할 수 있는 자격이 생겨나는 것이다. 이것이 천명이요, 순명인 것이다.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