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허울뿐인 경제 대통령/정성태

시와 칼럼 2008. 3. 15.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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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개가 달밤에 달을 보고 짖는다.”는 우리 속담이 있다. 쓸데없이 떠들면서 보람도 없는 짓을 하는 사람을 빗대어 일컫는 말이다. 그런가하면 “미친개 범 물어 간 듯하다.”란 말로, 성가시게 굴던 것이 없어져서 매우 시원하다는 뜻이다. 지난 노무현 정권 5년을 두고 쏟아내는 대다수 국민의 자조 섞인 속마음이다.

 

 

근래엔 비슷한 유형의 또 다른 속담이 국민들 심리에 자리 잡고 있다. 바로 “미친개 몰리듯 한다.”는 속담인데, 어떤 일로 인하여 이곳저곳에서 추궁을 받아 어쩔 줄 모른다는 뜻이다. 또한 “미친개 물 본 듯하다.”란 것이 있는데, 무엇을 보고 함부로 날뛰는 모양을 두고서 쓰이는 말이다. 새로 청와대 안방을 차지한 이명박 대통령을 보면서 갖게 되는 대체적 국민 정서인 듯하다.

 

 

국민 해먹기 어려웠던 노무현 정권 5년에 대한 보복 심리로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를 대통령에 당선시켰으나, 이후 나타나고 있는 여러 행태를 보면 결국 그 밥에 그 나물이라는 국민적 여론이 날로 팽배해지고 있다. 이는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율 급락을 통해 웅변적으로 잘 드러나고 있다. 그것도 불과 대통령 취임 한 달여 만에 말이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조급하기 이를 데 없는 정책 발표로 인한 국민적 실망감도 그렇지만, 이후 청와대 보좌진 인선에서의 특정 지역 출신에 대한 노골적 편중 인사도 꼴사나운 모습이었다. 뒤이은 각료 임명에 있어서도, 부동산 투기로 막대한 재산을 형성하고 있는 사람이 다수를 차지했으니, 이를 지켜보는 국민적 상실감은 가히 땅을 치며 통곡하고 싶은 심정이었을 것이다.

 

 

온갖 탈법으로 부의 축적을 이룬 사람들이 어찌 일반 국민이 겪고 있는 참담한 생활상을 이해할 수 있겠으며, 더욱이 정책으로까지 반영될 수 있을지 이에 대한 심각한 의구심이 들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여기에 서민생활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끼치는 가파른 물가상승을 비롯해, 아울러 지속적인 유가상승 및 환율폭등에 대해서도 이명박 정권은 달리 마땅한 대처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명색이 경제 대통령을 표방하며 또 청년 실업자에게 일자리 창출을 약속했건만 그러나 현재 나타나고 있는 관련 지표는 오히려 날로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서민가계의 적잖은 경제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통신료를 인하하겠다던 이명박 대통령의 공약도 이미 공염불이 된지 오래다. 표심만 실컷 자극하고선 막상 대통령에 당선되자 언제 그랬냐는 식이다.

 

 

노무현 정권 들어 가장 악화됐던 상하위 계층 간 소득격차도 여전히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못한 채 오히려 더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도 오는 4월 9일 총선에서 자신의 계파 챙기기에만 혈안이 된 채 경제문제에는 손을 놓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노무현 정권의 코드정치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는 공포와 혼란에 빠지게 된다.

 

 

한반도 대운하 문제도 그렇다. 우리의 좁은 국토 여건을 감안하고 또 삼면이 바다인 점을 고려한다면 도대체 내륙운하가 어떤 점에서 유익이 되겠느냐는 냉엄한 물음이다. 그곳에 소요될 천문학적 자금을 오히려 중소기업의 체질 개선에 집중 투자됨으로써 필요한 기술개발과 원활한 마케팅 활동에 사용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이를 통해 세계적 브랜드를 갖는 건실한 기업으로 육성시키고 또 질 좋은 고용도 창출되어야 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 타당성을 갖게 된다.

 

 

권불 5년일 뿐이다. 결코 항구적으로 자신의 정치적 잇속을 챙겨주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오히려 국가와 국민을 위해 얼마만큼 사심 없이 자신을 희생하고 헌신했느냐는 점이 향후 역사 앞에서 그 권력에 대한 평가의 척도가 된다는 사실을 명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명박 정권이 가슴에 담고 또 이를 뼈에 아로 새겨야 할 대목이다.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