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선관위 전·현직 수장들의 엇갈리는 진술... 특검 필요성 자복일까?

시와 칼럼 2026. 6. 29. 10:19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투표용지 부족사태가 발생하며 선관위 혁신 요구가 거세게 일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감사원이 지난 24일 중앙선관위 등을 대상으로 회계검사에 착수한 상태다. 하지만 지난해 2월 감사원의 선관위 직무감찰은 감사 영역이 아니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인한 실효성 문제가 제기된다.

같은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노동조합이 더불어민주당 '국민참정권 수호를 위한 제도개혁 태스크포스(TF)'에 자체 제도 개선 방안을 담은 '의견서'를 제출했다. 현행 제도인 사전투표 이틀과 본투표 하루 체계를 전면 폐지하고, 그 대신 본투표를 이틀로 확대하는 내용이 골자다.

해당 문건은 전국 선관위 실무자들 의견을 취합해 작성된 것으로 알려진다. 사전투표와 본투표로 이원화된 지금의 투표 절차를 단순화하고, 이를 통해 부정선거 의혹 등 각종 사회적 논란을 줄이기 위한 취지로 풀이된다. 사실상 선거 제도에 대한 '재설계'를 화두로 던진 셈이다.

그와 함께 선관위는 투표 감독과 검증에 집중하고, 투표소 운영 등 현장 실무는 행정안전부와 지자체가 담당하는 방안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투표 감시와 투표 관리 업무에 일반 공무원 외에도 시민 참여를 확대하는 방안도 제안했다고 한다.

하지만 근본적인 혁신안이 되기에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따른다. 우선 현직 판사들이 중앙 및 지역 선관위원장을 겸직하고 있는 까닭에 제식구 감싸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눈총이다. 아울러 헌법기관임을 내세워 사실상 무풍지대인 구도를 혁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비판이다.

국회 국정조사에서 드러난 선관위 핵심 지휘부의 진술 번복과 책임 회피성 발언도 도마에 올랐다. 투표용지 인쇄 축소 지침에 대한 사전 인지 여부와 관련한 선관위 전·현직 수장들의 진술이 엇갈렸다. 아울러 사전에 보고받은 점을 두고서도 진술을 바꾸는 등 불신의 벽을 한층 두텁게 했다.

이는 특검 필요성을 선관위 스스로가 자복하고 있는 것과 매양 다르지 않다. 향후 강도 높은 수사를 통한 진상 규명에 국민적 이목이 더욱 집중될 수밖에 없도록 불신을 증폭시킨 형국이 됐다. 특검 결과에 따른 근본적인 보완책 마련 등 선거 관리 전반에 대한 혁신안 구축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시점이라 하겠다.

* 필자 : 정성태(시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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