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왜 유독 그곳 위주로 투표용지 부족사태가 발생했을까?

시와 칼럼 2026. 6. 4. 21:46

민주주의 꽃으로 비견되는 선거가 새까맣게 얼룩지는 참담한 사태가 발생했다. 투표용지가 부족해 유권자들이 장시간 대기하거나 또는 투표를 포기한 채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참정권 행사에 제한을 받는 초유의 사태 앞에서 온 몸에 오한이 드는 느낌이다.

전국단위 동시 선거 때마다, 매번 부실선거 논란으로 도마에 올랐던 선거관리위원회가 이번 6·3 전국 동시 지방선거에서도 논란에 기름을 끼얹는 기괴한 행태를 자초했다. 이를 접하며, 그간 일각에서 떠돌던 온갖 의혹과 추측이 머릿속을 헤집기도 한다.

지금까지 확인된 투표소만 따져도 총 17곳인 것으로 파악된다. 서울의 경우 송파구 11곳, 강남구 2곳, 광진구 1곳, 동작구 1곳 등 15곳이다. 인천 연수구 투표소 2곳은 투표용지가 부족해 추가 용지가 이송되는 등 도무지 믿기지 않는 막장 그 자체였다.

투표용지 부족 그 자체만으로도 실소를 금할 수 없는 일이겠으나, 더 큰 문제는 선관위가 필요에 따라 투표용지를 거듭 인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를 확대해석할 경우, 선관위가 언제든지 투표지를 따로 인쇄한 후 특정 후보에게 표를 몰아줄 위험성이 매우 높게 상존한다.

더욱이 초박빙 승부가 예견되던 서울시장 선거에서 그러한 전대미문의 일이 벌어졌다. 그것도 여러곳의 투표소에서 똑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그에 더해 유독 오세훈 후보에게 유리할 것으로 관측되던 투표소 위주로 두드러졌다는 점에서 의문을 더한다.

이는 선거관리 전반에 있어서, 기본적인 절차마저 제대로 준수하지 않았음을 여실히 드러낸 심각한 하자가 아닐 수 없다. 선거에 대한 국민적 신뢰 훼손은 물론이거니와, 부정선거 의혹이 끊이지 않는 또 다른 지점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위태롭다.

그간 선거 때마다 불거진 논란에 대해 선관위가 내놓은 답변은 궁색하기만 했다. 아울러 책임지는 사람도 없었다. 부실선거가 반복되는 이유인 것만 같아 개운치 않다. 반드시 철저한 진상 규명과 함께 관련자에 대한 엄격한 책임이 뒤따라야 할 중대한 사안이다.

* 필자 : 정성태(시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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