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3 전국 동시 지방선거가 외형상 집권당의 승리로 마무리됐으나,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사상 초유의 투표용지 부족사태로 인해 민심이 요동치고 있다. 특히 공정성을 중시하는 2030 세대를 중심으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선관위 해체를 비롯한 재선거를 주장하는 함성이 거세게 일고 있다.
문제가 되었던 투표소가 현재까지 무려 70여 곳인 것으로 나타난다. 그 때문에 유권자가 장시간 대기하거나, 또는 투표를 포기한 채 발길을 돌려야만 했던 도무지 믿기 어려운 현실 앞에 직면해 있다. 야권의 반발도 그에 비례할 수밖에 없는 국면이 됐다. 이를 철저히 밝혀내지 못한다면 야당으로서의 존재 가치를 땅에 파묻는 지경으로 전락될 것임이 자명하다.
이런 가운데 변지량 전 강원도민복지특별자문관은 "투표용지 없는 투표소, 이것은 선거가 아니라 국가의 직무유기다"라는 제하의 시론을 통해 "절차가 파산한 곳에 민주주의는 없다"면서 "답은 재선거 뿐이다"고 주장했다.
변 전 자문관은 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주의의 심장이어야 할 투표소에서,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벌어졌다"며 "그동안 논란이 되었던 부정선거 문제와는 궤를 달리하는 중대한 사안이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유권자들은 주권을 행사하기 위해 투표소를 찾았으나, 일부 투표소에서 돌아온 대답은 참담했다"며 "'투표용지가 없습니다'라는 이 한마디는 단순한 행정 착오가 아닌, 국가가 국민에게 부여한 가장 근본적인 권리, 곧 참정권을 현장에서 가로막은 헌정 질서의 붕괴다"고 규정했다.
즉 "투표소에 투표용지가 없었다는 것은 병원 응급실에 의사가 없고, 법정에 재판관이 없고, 군부대에 총이 없었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며 "국가의 존재 이유가 무너진 것이다"고 언급했다. 더욱이 "사태 이후의 충격적 태도다"며 "일부에서는 벌써부터 당선자와 낙선자의 표차를 들이대며 '결과에 큰 영향은 없었다'고 말한다"고 꼬집었다.
그와 관련 "참으로 위험하고도 천박한 인식이다"며 "선거는 사후에 표 계산기 두드려 승패만 확인하는 도박판이 아니다"고 일갈했다. 이어 "선거의 정당성은 결과 이전에 절차에서 나온다"며 "절차가 무너지면 결과도 설 자리가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민주주의는 단순히 다수표를 세는 제도가 아니다"며 "모든 유권자가 같은 조건에서, 같은 시간에, 같은 기회로, 국가의 철저한 관리 아래 주권을 행사할 수 있어야 비로소 선거다"고 강조했다. 또한 "투표용지가 없어 기다리다 돌아간 국민이 단 한 명이라도 있다면, 그것은 단 한 표의 문제가 아니다"며 "대한민국 헌법이 보장한 주권자의 지위가 현장에서 모욕당한 사건이다"고 질타했다.
따라서 "선관위는 이 사태를 결코 '불편'이나 '혼선'이라는 말로 덮어서는 안 된다"며 "이것은 불편이 아니라 권리 침해요, 혼선이 아니라 절차 붕괴요, 행정 착오가 아니라 국가기관의 중대한 직무유기"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국제적 선례와 관련 "2021년 독일 베를린 선거에서는 투표용지 부족, 잘못된 투표용지 배부, 장시간 대기 등 선거관리상의 중대한 혼란이 발생"했던 점을 들며 "독일 사법부는 이를 가볍게 넘기지 않았다"고 상기했다. 이에 "전체 정권의 향배가 바뀔 가능성이 크지 않았음에도, 절차적 신뢰가 훼손된 지역에 대해 재투표를 명령했다"며 "독일 민주주의가 지킨 것은 특정 정당의 유불리가 아닌, 선거 절차의 존엄이었다"고 피력했다.
아울러 "오스트리아 역시 2016년 대통령 선거에서 실제 부정행위가 명백히 입증되지 않았음에도 우편투표 개표 절차 위반 가능성을 중대하게 보았다"며 "결국 결선투표는 무효화되었고 다시 치러졌다"고 밝혔다. 그 이유에 대해 "선거는 결과만 깨끗해 보이면 되는 것이 아니라, 과정 전체가 법과 원칙 위에 서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고 부연했다.
또한 "케냐와 말라위 사례도 마찬가지다"며 "사법부는 선거관리의 불규칙성과 절차적 하자가 민주주의의 신뢰를 무너뜨린다고 판단했을 때, 대선 결과마저 무효화했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른 "이들 나라가 보여준 기준은 명확하다"며 "선거 절차가 무너지면 결과를 꿰맞추는 것이 아니라 절차를 다시 세워야 한다는 것인데, 왜 대한민국만 예외여야 하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우리 유권자의 참정권은 행정 실수라는 말 한마디로 지워져도 되는 권리인가"라며 "선관위는 즉각 국민 앞에 모든 사실을 공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투표용지가 부족했던 투표소가 어디였는지, 투표가 몇 분 또는 몇 시간 중단됐는지, 몇 명의 유권자가 기다렸고, 몇 명이 투표를 포기하고 돌아갔는지, 추가 투표용지는 어떤 경로로 운반됐는지, 현장에서 어떤 임시 조치가 이뤄졌는지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리고 "조사 결과, 특정 선거구에서 국가의 부실 관리로 인해 유권자의 정상적인 투표권 행사가 실질적으로 침해된 사실이 확인된다면, 답은 하나 뿐이다"며 "해당 선거구의 선거 결과는 무효다"는 입장과 함께 "즉각 재선거를 실시해야 한다"고 거듭 요구했다.
선동으로 폄훼하는 민주당을 향해선 "이것은 정파의 문제가 아니다"며 "이긴 쪽이든 진 쪽이든, 보수든 진보든, 여당이든 야당이든, 절차가 무너진 선거를 결과만으로 덮자는 주장은 민주주의의 적이다"고 반박했다. 또한 "선거에서 가장 무서운 부정은 표를 훔치는 것만이 아닌, 국민이 표를 행사할 기회 자체를 잃게 만드는 것도 부정이다"며 "투표용지 없는 투표소는 민주주의의 현장이 아니라 민주주의의 빈껍데기다"고 날을 세웠다.
선관위를 겨냥해서는 "국민 위에 군림하는 기관이 아닌, 국민의 한 표를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 기관이다"며 "그 기관이 투표용지 하나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다면, 국민 앞에 머리 숙여 사죄하고, 책임자를 문책하고, 필요한 곳에서는 선거를 다시 치르게 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엄중한 입장을 표명했다.
그런데 “'표차가 크니 괜찮다'는 말은 헌법 모독", "'당락에 영향이 없으니 넘어가자'는 말은 주권자 모욕, “'행정 착오였을 뿐'이라는 말은 민주주의를 우롱하는 것이다"고 분개했다.
무릇 "선거는 권력자를 위한 절차가 아닌, 국민을 위한 헌법적 의식이다"며 "그 의식의 제단에 투표용지가 없었다면, 그 선거는 이미 치명상을 입은 것이다"고 진단했다. 이어 "지금 필요한 것은 변명이나 축소도 아니며 정치적 계산이 아니다"며 "필요한 것은 진실 공개, 책임자 문책, 그리고 절차가 무너진 선거구에 대한 재선거" 요구와 함께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이 문제 앞에서 시험대에 섰다"고 진단했다.
그런데도 "투표용지 없는 투표소를 그냥 넘어간다면, 앞으로 어떤 선거관리 부실도 '결과에 영향 없다'는 말로 덮일 것이다"며 "그것은 민주주의의 시작이 아니라 끝이다"는 점과 함께 "절차가 무너지면 승패도 없다"고 부연했다. 이어 "주권자가 거부당한 선거는 선거가 아니다"며 "국가가 투표권을 지키지 못했다면, 국가는 다시 투표의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의 규명을 위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전모 공개" 및 "참정권 침해가 확인된 선거구는 즉각 무효화하고, 국민 앞에 당당히 재선거를 실시할 것을 주권자의 이름으로 요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끝으로 "민주주의는 편의에 따라 생략되는 절차가 아니며, 권력이 허락하는 행사가 아니다"는 점과 함께 "민주주의는 국민의 피와 눈물로 세운 헌법의 명령"임을 명확히 했다. 하지만 "그 명령이 투표소 문 앞에서 좌절됐다면, 답은 오직 하나, 재선거다"며 "절차적 파산의 답은 재선거 뿐이다"고 거듭 못박았다.
* 필자 : 정성태(시인/칼럼니스트)
'정성태 [뉴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캔버스와 악보를 찢고 나온 문장들... 이혜정 시인 첫 시집 『두 번째 페이지』 출간 (2) | 2026.06.19 |
|---|---|
| 李 지지율, 과반 무너진 47.7%... 2030 부정평가 60% 상회 (6) | 2026.06.18 |
| 연경인문문화예술연구소, '세계 시의 미학과 철학' 인문학 강좌 개최 (2) | 2026.06.05 |
| 변지량, 이재명 겨냥 "투표소에서 드러난 권력의 오만, 반드시 심판해야" (6) | 2026.06.01 |
| 변지량 "강원도와 춘천시가 한 방향으로 가야"... 강원 선거판 요동치나? (2) | 2026.05.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