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계엄령 선포와 관련 “이번 기회에 싹 다 잡아들여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폭로한 홍장원 국가정보원 1차장이 6일 밤 해임됐다. 조태용 국가정보원장은 홍 차장의 그와 같은 발언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한 바 있다. 대통령실도 그건 간첩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해명한 상태다.
홍 차장은 평소 윤 대통령에게 신뢰를 받았지만, 부당한 명령을 따를 순 없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여인형 방첩사령관에게서 전달받은 한동훈 대표를 포함한 일부 정치인 등에 대한 체포 대상자 명단 공개와 함께 방첩사에 있는 구금시설에 가둬 조사할 예정이었다는 점도 덧붙였다. ‘야당에게 경고하기 위한 계엄이었다’는 윤 대통령 주장과 배치되는 지점이다.
홍 차장은 대통령 지시를 받은 직후 조태용 원장에게만 관련 내용을 직보했지만, 조 원장은 놀라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내일 이야기하자며 대화를 피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조 원장이 내용을 알고 있을 수도 있겠다고 느꼈다는 것이다. 또한 조 원장이 국무회의에서 계엄령 선포에 반대하지 않고 우려를 표명한 점을 국정원 간부들에게 말했다고 부연했다.
자신의 거취와 관련, 조 원장이 5일 오후 대통령의 뜻이라며 사퇴를 요구해 사직서를 제출하고 이임식까지 마쳤다고 한다. 그런데 다음날 오전 10시 무렵 조 원장이 사직서를 반려하며 예전처럼 함께 일하자고 했으나, 같은 날 밤에 해임됐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탄핵 표결 전까지 자신의 입을 막기 위한 것으로 의심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통화 때 격앙돼 있었고, 여인형 방첩사령관도 진심으로 참여한 것으로 보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조 원장에게 보고한 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기 때문에 국정원 움직임은 전혀 없었다고 한다. 이어 군인 몇백 명 중 누군가 돌발행동을 했다면 큰 문제가 될 수 있었다며, 이런 사태를 일으키고 방치한 사람들은 책임질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윤 대통령의 통화 내용 폭로에 대해서는, 비상계엄과 같은 군의 개입이 이번으로 끝나지 않으리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더욱이 특수전사령관, 수방사령관, 방첩사령관 등 내란죄에 가담한 군인들은 최고 사형까지 당할 수 있는 중대 범죄인데, 이판사판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에 대해 조 원장은 “대통령이 국정원장에게 정치인을 체포하라는 지시를 전혀 하신 적이 없다”며 “그런 일이 있었다고 보도가 나왔을 때 홍장원 1차장에게 직접 그런 지시를 받은 적이 있느냐 물어봤더니 본인이 ‘오보’라고 했다”고 반박했다. 또한 “국정원은 비상계엄 당시 정치인 체포에 어떤 행동이나 조치를 한 적이 없다”며 “비상계엄과 관련해 우리가 어떤 조치를 한 게 있으면 국정원장한테 지시하지, 원장을 제외한 다른 사람에게 그런 일을 하는 경우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홍 차장 경질에 대해선 “아주 최근 1차장이 정치적 중립성과 관련해 적절치 않은 말을 제게 한 바 있는데, 그런 것들을 고려해봤을 때 지금과 같이 엄중한 시국에서 국정원은 철저하게 본연 업무를 하고 중립성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제 판단으로 대통령에게 교체를 건의드렸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 필자 : 정성태(시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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